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올 한해 알리바바, 레노버 등 중국 IT 기업의 부상과 활약이 주목되는 가운데 이들 기업이 '기술력' 제고 및 해외진출을 위해 '통 큰' 투자도 아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중국 인터넷 특히 모바일 인터넷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중국 대표 통신업체 ZTE(中興)을 시작으로 중국 IT 기업의 해외기업 인수합병(M&A) 및 투자 소식이 이어졌다고 중국 대표 포털 바이두(百度)가 29일 올 한해 관련 기업의 투자 행보를 정리 요약했다.
ZTE는 2014년 첫날 프랑스 통신 장비업체인 알카텔 루슨트 인터넷서비스 부문을 인수하며 모바일 시장 진출의 기반을 다졌다. 또한 독일의 통신사인 이플러스(E-Plus)와도 관리협정 서비스를 체결해 유럽 등 해외시장 진출의 물꼬를 텄다. 현재 ZTE는 이플러스와 협력을 통해 독일에 총 15개의 지사를 설립한 상태다.
이후 한달도 채 되지 않아 세계 최대 PC 제조업체이자 역시 모바일 시장에 진출한 레노버(聯想)가 구글로부터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 협정을 체결했음을 공개해 주목됐다. 총 29억1000달러(약 3조1830억원)가 투자되는 모토로라 인수 사업은 지난 11월 3일에 최종 마무리됐다. 레노버는 이번 M&A를 바탕으로 내년 스마트폰 출하량 1억대에 도전, 샤오미·화웨이(華爲) 등에 이어 삼성과 애플에 도전장을 내민다는 계획이다.
가장 엄청난 M&A 먹성을 보인 것은 역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였다. 알리바바는 기존의 전자상거래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하고 모바일 결제서비스 및 온라인 금융, 엔터테인먼트 등 콘텐츠 산업, 게임, 물류 등 다양한 분야에 발을 들이며 쉬지 않는 '개척자'의 면모를 보였다.
알리바바가 올 들어 가장 먼저 주목한 기업은 미국 럭셔리 전자상거래업체인 퍼스트딥스(1dibs)로 1500만 달러(약 164억원)를 투자해 해당기업의 아시아 진출을 돕고 역으로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한 초석을 다졌다. 퍼스트딥스는 미국 부유층을 대상으로 고가의 보석이나 골동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이다.
이어 3월에는 2억1500만 달러(약 2360억3000만원)를 들여 미국의 모바일 메신저인 탱고(Tango)를 인수해 시장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아울러 온라인 동영상업체, 콜택시 앱 등 올해만 총 33개업체에 거액을 투자하며 알리바바의 높아진 위상을 과시했다.
바이두는 지난 17일 세계 곳곳에서 '불법'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차량 공유서비스 '우버(Uber)'와 투자협정을 체결한 사실을 공개했다. 바이두가 정확한 투자금액은 밝히지 않았으나 시장에서는 약 6억 달러(약 6587억원) 투자를 추정하고 있다. 5억명의 모바일 검색서비스 이용고객과 2억4000만명의 지도 서비스 이용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바이두가 '혁신적 아이디어'로 무장한 우버와 손을 잡고 관련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됐다.
중국 대표 통신장비업체이자 스마트폰 생산업체인 화웨이도 9월 2500만 달러(약 274억4500만원)를 들여 영국의 '사물의 인터넷(IoT)' 연구기관인 늘(Neul)을 인수하며 관련 시장 장악을 위한 기반다지기에 나섰다. 중국 대표 국영 통신서비스업체인 차이나모바일(中國移動)도 약 55억 위안(약 9685억원)을 투자해 태국 대표 통신서비스 업체인 트루(True)의 지분 18%를 확보했다.
올 한해 중국 기업간 M&A 시장도 빠르게 확대됐다. 상하이증권보가 최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톱슨-로이터스 통계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올해 중국 기업의 M&A 규모가 지난해 동기대비 무려 44% 급증한 3963억 달러(약 434조원)으로 1982년 조사실시 이래 최대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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