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은 늘었는데 손에 쥐는 돈은 줄었다"…원화표시 수출액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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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1-26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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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한국의 달러 기준 수출액이 지난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기업들의 수출이 늘고는 있지만 원화로 바꿨을 때 들어오는 돈은 오히려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액은 5731억 달러로 전년보다 2.4% 증가했다. 반면 원화표시 수출액은 603조원으로 전년보다 1.5% 감소했다.

앞서 2013년에도 달러로 표시되는 명목상 수출액은 5596억 달러로 2.1% 늘었으나, 원화표시 수출액은 613조원으로 0.7% 줄었다.

명목상 수출액이 지난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지만, 원화로 환산한 수출액은 2012년 617조원(5479억 달러)을 정점으로 이후 2년 연속 하강 곡선을 그렸다.

이 같은 현상의 일차적인 원인으로는 환율 하락을 들 수 있다.
원·달러 평균 환율은 지난해 달러당 1,053.2원으로 전년보다 3.8% 하락했으며, 2013년에는 1,095.0원으로 2.8% 내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더욱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속되는 선진국 경기 둔화와 내수 중심으로 재편되는 중국 시장의 변화, 이에 미처 적응하지 못한 한국 기업의 수출 경쟁력 약화를 지적한다.

이로 인해 최근 수출이 예전과 달리 환율 영향을 상쇄하지 못할 만큼 성장세가 둔화됐다는 것이다.
앞서 2011년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4.2% 하락했지만, 원화표시 수출액은 14.0% 늘었다. 2010년은 원·달러 환율이 9.4% 떨어졌지만 원화표시 수출액은 17.0% 증가했다.

이상호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환율은 경제 성숙과 함께 추세적으로 하락할 수밖에 없다"며 "문제는 기업들이 고환율 시기 벌어들인 이익과 혁신 노력으로 이를 상쇄할 수 있게 수출 경쟁력을 강화해나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통화가치는 해당 국가의 경제력에 비례하기 때문에, 국가 경제가 발전하면 통화가치는 상승하고 환율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수출 호조 등으로 경상수지 흑자가 확대될수록 환율의 하락 압력은 높아지게 된다.

이에 대응해 국내 주요 기업마다 외국 통화로 거래하거나 해외 생산 비중을 늘리는 등 환율 영향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환율이 수출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신승관 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환율 하락은 수출 기업의 채산성을 약화시키는 요인이지만, 단기 급변동이 아니라면 기업 경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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