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옥션은 9일 75억원 규모의 작품 168점을, K옥션은10일 70억원어치의 작품 179점을 올린다. 아이옥션은 총 238점 26억8470만어치를 경매에 내놨다.
이번경매는 서울옥션 K옥션 라이벌경매사의 빅매치다.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하면 양사 모두 출품작 총 추정액이 늘었다. K옥션의 경우 지난 3월 40억원어치를 출품한 것과 비교해 2배 가까이 규모를 키웠다.
불황속 미술품이 웬말이냐고 강 건너 불구경할수 있는게 미술시장이다. '부자들의 놀이'로 치부할수 있다. 하지만 '예술은 밋밋한 이 세계에 양념같은 것'이다. 백남준은 생전 "이 상투적인 세계에 그나마 예술적 충격이 없으면 인간들은 정말 스스로 파멸할 것"이라고 했다. 경매전 여는 프리뷰는 수십억대의 명품들을 공짜로 볼수 있다. 왜 비싸게 가격이 매겨졌는지, 왜 명품이 됐는지를 가까이서 많이 보고 '예술적 충격'을 느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서울옥션=최고가 출품작은 10억원 이상에 추정가가가 매겨진 '백자청화산수문육각주자'이다. 조선후기 흠집하나 없는 이국적 형태와 표면에 그려진 중국 남종화풍 산수화가 조선 후기 선비문화의 절정을 보여 주는 희귀작이다.
근현대회화중 최고가는 여전히 이우환이다. 이우환의 60호 크기의 1978년 작 ‘선으로부터’가 추정가가 9억~13억원이다. 백남준의 작품은 2점이 나왔다. 새장에 설치된 비디오아트인 1999년작 'cage in cage'는 3000만~6000만원, 요셉보이스가 나오는 텔레비전위에 돌멩이가 있는 'Beuys Vox'는 추정가 4000만~8000만원에 오른다. 이번 경매 표지는 추상예술의 선각자였던 유영국의 1966년 작품 'Work'이 장식했다. 추정가가 3억5000만원~5억5000만원이다. 경매에 나온 168점은 평창동 본사 서울옥션스페이스에서 8일까지 볼수 있다.(02)395-0330
◆K옥션=최고가는 김환기의 1966년작 ‘이른 봄의 소리’로 추정가가 7억~10억원에 나온다. 뉴욕 초기 작품의 양상을 보여주는 ‘이른 봄의 소리’는 일정한 띠 모양의 선조가 등장하는가 하면 작은 색점들이 띠 모양을 이루면서 길게 이어지는 모습이다.
추정가 6억원대의 조선 후기 불교 의식에 사용된 법고(法鼓·큰북)와 법고대(북 받침대)도 출품됐다. 좌대 위에 연잎 받침이 있는 법고대와 법고가 한 조(組)를 이룬 이 작품은 형태와 채색이 전혀 훼손되지 않아 사료적 가치가 크다는 게 K옥션 측 설명이다.
백남준의 희귀작 5점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텔레비전의 개념을 재해석한 ‘심(心)’이 주목받고 있다. 텔레비전 수상기에 스피커와 같은 오브제들을 콜라주해 마음 심(心)자로 형상화한 작품으로 1992년 갤러리 미건에서 전시되기도 했다. 현재 소장자가 백남준의 누나에게 직접 샀다고 한다. 추정가는 2억5000만~6억원이다. 출품작은 강남 신사동 경매전시장에서 9일까지다. 이번 경매전시에는 오는 15일 홍콩에서 열리는 K옥션의 첫 단독 홍콩경매 서울전시도 함께 진행된다.(02)3479-8888
◆아이옥션=1000만원대 중고가 위주의 고미술품을 주로 경매하던 아이옥션의 이번 경매는 판이 크다. 불교 문화재급인 고려시대 철불상이 15억원에 매겨져 총 낙찰가가 10배이상 커졌다. 불상외에 조선시대 문방사우 중 필통(9000만원), 영친왕이 소장한 일본 군도(6500만원), 고종황제 글씨(800만원) 등이 눈길을 끈다. 김대중 대통령이 민주당 상임위원을 지낸 용남진 변호사에게 써준 중국 남송 시인 육유의 시고, 호암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필운재’ 현판도 선보인다. 고미술품 186 점(도자기 80 점, 민속품 43점 , 고서화 63점), 근 현대미술품 52점으로 구성됐다. 프리뷰는 10일까지 서울 익선동 경매장에서 열린다. (02)733-6430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