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100 - 분양광고

​"우리 이야기도 좀 들어주세요"...부산지역 어린이집 운영 '심각'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5-03-12 13:11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원생 모집 비상사태, 보육교사들도 직장 잃어

어린이집에 대한 불안, 불신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부산 지역 어린이집들이 원아모집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 제공=이미지포털 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이채열 기자= 최근 아동 폭력 사태 등 어린이집에 대한 불안감과 불신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부산지역 어린이집 운영이 심각한 수준으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부산지역에서는 신입 원아를 받지 못해 폐원하는 어린이집들이 속출하고 있고, 보육교사들도 직장을 잃게 됨에 따라 여성 실업률도 증가할 전망이다.

실제, 지난해 부산 남구 지역 150개 어린이집 정원 6644명에 5308명이 재원했지만, 올해는 6934명 정원에 5060명이 등록해 정원 미달이 속출하고 있다.

또, 정부가 만 3~5세에 지원하는 누리과정 정책도 오리무중이어서 학부모들이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낼 수 없기 때문에 어린이집 원아 모집에도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다. 이와 함께 일부 폭력 사태로 인해 어린이집에 대한 학부모나 국민의 시선이 곱지 않은 점도 한몫하고 있다.

부산시어린이집연합회 정길대 회장은 "23년째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지만 지금처럼 힘든 시기가 없었다. 원생 정원도 채우지 못해 운영이 심각한 수준이다. 부산지역 1972개 어린이집 중 최근 들어 10여개가 폐원하는 등 문을 닫는 어린이집이 증가추세로 하루하루가 불안하다"고 밝혔다.

또, 어린이집에 원생이 모집되지 않자 반을 축소 또는 폐지함으로써 보육교사들도 어린이집을 떠나야만 하는 현실이다. 하루 12시간 근무하는 보육교사들은 박봉임에도 어린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일을 해왔지만 지금은 그마저도 무너졌다. 직업을 묻는 질문에 "어린이집 보육교사입니다"라는 말은 꺼내지도 못한다. 보육교사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마치 '범죄인', '죄인'처럼 변했기 때문이다. 보육교사를 그만두고 아예 다른 직장을 알아보는 경우도 허다하게 발생하고 있다.

정길대 회장은 "이러다가 보육교사들이 다 그만둘 것 같다. 교사들의 불안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가족, 친구들도 교사일을 그만두라고 할 정도로 신뢰도 수준이 거의 바닥이다. 게다가 CCTV가 설치돼 있는 교사들은 근무 시간 후에 1~2시간 CCTV로 자신의 행동을 점검해야 할 정도로 안타까운 현실이 돼 버렸다"고 호소했다.

어린이집 보육료도 문제가 많다. 현재 정부에서 지원하는 보육료로는 보육의 질·서비스 향상과 아동관리 등을 고려할 때 현실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만 3세는 정부 지원금 22만원, 학부모 분담금 5만5000원으로 27만5000원, 만 4~5세는 정부지원금 22만원, 학부모 분담금 4만원으로 26만원이 책정돼 있다. 현재 지원금으로는 보육비, 급식, 통학차량 운영, 인건비 등을 감당하기가 어렵다는 게 어린이집 원장들의 설명이다. 실질적으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표준 보육료의 70~75% 수준이라고 밝혔다.

한편 부산시는 학부모들이 믿고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을 만들기 위해 신학기 맞이 '어린이집 특별점검'을 지난 12일부터 4월 17일까지 실시한다고 밝혔다. 어린이집 운영시간, 보육료 및 필요경비 준수 여부, 급식, 통학차량 관리, 아동학대 관련사항을 집중점검하는 동시에 보육현장의 애로점을 청취하고 어려움 해소에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