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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유승민의 ‘좌클릭-우클릭’에 당청갈등 지속…‘사드’ 논의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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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16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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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새누리당이 과연 보수정당인가, 도대체 헷갈린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15일 최근 사드 배치·최저임금 등 각종 현안에 대한 새누리당 지도부의 입장 표명에 대해 이 같은 우려를 표했다.

특히 유승민 원내대표 체제가 출범한 이후부터 ‘당색을 잘 모르겠다’ ‘우리가 야당이랑 뭐가 다르냐’는 볼멘소리가 당 안팎에서 적잖게 나오고 있다.

이는 김무성 대표를 비롯해 유 원내대표 등 사실상 비박계가 장악한 당 지도부가 최근 ‘사드(THAAD·고(高)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 필요성을 요구하면서도 한편에서는 ‘최저임금 인상’ ‘증세를 통한 중부담·중복지’를 주장하는 등 각기 다른 목소리를 있다는 우려에서다.
 

유승민 원내대표(사진) 체제가 출범한 이후부터 ‘당색을 잘 모르겠다’ ‘우리가 야당이랑 뭐가 다르냐’는 볼멘소리가 당 안팎에서 적잖게 나오고 있다.[사진제공=새누리당]


정치권에서는 이로 인해 최근 당정청 정책협의회 개최 등으로 다소 개선 국면이던 당청관계가 다시 얼어붙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김무성-유승민 등 비박계 지도부가 큰 과오를 범하지 않는 이상, 이 같은 당청 간 갈등 국면은 박근혜 정부 집권 내내 지속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실제 최근 사드 배치 논란뿐만 아니라 지난 연말부터 계속된 ‘증세 없는 복지’ 논란 등으로 당청관계가 쉽사리 풀리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당내 친박계 한 중진 의원은 “최근 당정청 정책협의회를 개최하는 등 청와대가 전향적으로 소통을 강조하고 나섰지만, 당에서 계속 다른 목소리를 내면 모양새가 안 좋을 수밖에 없다”면서 “집권여당으로서 현 정부의 정책이 성공할 수 있도록 끝까지 지원사격하는 것이 지도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유 원내대표가 경제와 복지 분야에서는 야당과 큰 차이가 없어 사실상 ‘좌클릭’ 성향을 보이는 반면 안보 분야에서는 보수 성향이 짙은 ‘우클릭’ 이란 점에서 당내에서는 정책 방향을 ‘종잡을 수 없다’는 점에서 이 같은 우려는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유 원내대표는 지난 연말 불거진 ‘연말정산 세금폭탄’논란 직후 원내대표 출마를 즈음해 청와대를 향해 “증세 없는 복지는 거짓말이고 불가능하다”며 직격탄을 날린 바 있다. 이는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 등 야권의 목소리와 궤를 같이 한다는 점에서 유 원내대표는 여전히 ‘탈박(脫朴)’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그럼에도 그는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비판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고위당정청회의가 예정된 지난 6일 당일 아침에 열린 이재오 의원 주최의 ‘은평포럼’에서 “현 정부 경제정책은 근본적 성장대책 못된다”면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방침에 대해서 비타민 한 알 먹는 정도”라고 일갈한 바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월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사진제공=청와대]


또한 그동안 한 번도 새누리당에서 논의 테이블에 올리지 못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서도 유 원내대표는 파격적이다.

유 원내대표는 최근 한국노총 창립기념식에서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와 나란히 참석해 “기획재정부, 노동부에서도 최저임금을 빠르게 인상하겠다고 말하고 새누리당도 그동안 소극적이고 보수적인 기조를 많이 바꿔 최저임금 인상이나 비정규직 차별 금지 등에 대해 정말 진지하게 적극적으로 나설 자세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경제정책과 달리 안보에 있어서는 보수정당 지도부로서의 본분(?)을 잃지 않고 있다. 유 원내대표는 리퍼트 미국 대사 피습 사건 이후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사드 도입에 가장 적극적이다. 청와대가 미국과 중국 G2의 눈치 보기를 하며 외교적으로 전략적 모호성’을 이유로 사드 도입 논의 자체를 꺼리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유 원내대표가 국회 국방위원장 시절부터 사드 도입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데다가 청와대와의 견제 관계 속에서 ‘보수색깔’을 분명히 해 안보 정책에서 당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의도란 해석이다.

새누리당 내 한 소장파 의원은 “경제 정책에서는 이른바 ‘좌클릭’ 행보를 보여온 유 원내대표가 안보 분야에서는 확고한 보수 색깔을 보여 보수층을 결집하는 동시에 오는 4.29 재보선에서 야당과의 확실한 차별화를 꾀하기 위한 전략으로 읽혀진다”고 분석했다.

한편 당정청은 15일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제2차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를 열었으나, 앞서 유 원내대표가 제안했던 사드 논의는 불발됐다.

조해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당정청 회의 후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사드에 대한 논의가 없었다”고 밝혔다. 당정청 비공개 회의에서도 사드 논의에 대한 청와대의 외면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조 원내수석부대표는 "참석자들의 상황을 볼 때 이것(사드)을 이 자리에서 본격적으로 책임있게 논의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정부와 청와대가) 판단해 의제로 다루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상 청와대 측은 단호하게 당이 요구하는 사드 논의를 거절한 것으로 해석된다. 때문에 유 원내대표가 앞서 “오는 15일 당정청이 사드에 대해 논의해보겠다” 공언한 것은 이날 청와대의 일축을 계기로, 당분간 논의 테이블에 오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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