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에릭 슈밋 구글 회장이 18일(현지시간) 테러 방지 명목으로 정부에게 기술기업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것에 대해 “'나쁜 놈들'의 신원을 파악하기 위해 모든 사람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정부가) 감시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과 같다”고 밝혔다.
미국 의회 전문 일간지 힐(The Hill)에 따르면 이날 슈밋 회장은 미국 워싱턴D.C.의 싱크탱크인 아메리칸 엔터프라이즈 연구소(AEI)에서 열린 포럼에서 이같이 밝히며 "적어도 미국에서는 현재 정부와 기술기업들 사이에 벌어지는 감청과 암호화의 싸움에서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단언했다.
슈밋 회장은 “범죄와 테러를 막고자 감청할 수 있는 '뒷문'을 만들어야 한다는 법집행 당국과 정보기관의 논리에 공감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이런 논리는 비현실적”이라고 역설했다.
슈밋 회장은 "우리는 '착한 놈'만 사용할 수 있는 ‘비밀 문’을 만들어 놓는 방법을 알지 못 한다"고 설명했다. 뒷문을 만들어 놓고 법집행 당국과 정보기관들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에 접근 권한을 부여하면 시스템 전체 신뢰도가 떨어질 것”이라며 “만약 시스템에 정부를 위한 ‘트랩도어(trap door·시스템 보안이 제거된 비밀 통로)’를 만든다고 해도 '착한 놈'뿐만 아니라 '나쁜 놈'이 이곳에 침입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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