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주경제 수습기자 생활을 이제 막 끝낸 사진부 막내 기자 유대길입니다.
그동안 주로 사진 한 장에 글 2~3줄 정도로 되는 짧은 설명 글(캡션)을 쓰는 게 전부였지만 이번은 큰마음 먹고 포토르포 형식(사진위주)의 기사를 작성합니다.
본업이 사진기자이다 보니 취재기자들이 쓰는 기사에 비해 글 솜씨가 일반인이 개인 블로그에 올리는 글 수준처럼 많이 부족하더라도 이해 부탁드립니다. (눈물)
또 한 가지 더 이번 팽목항 취재는 특별한 장면 연출 없이 전부 순간을 스냅 촬영하였음을 밝힙니다. (모든 사진 포토샵 보정 작업했습니다.)
아주경제 유대길 기자 =기자(본인)가 처음 세월호 사건을 접하게 되었던 건 정말 우연치 않게 대학생 시절 ‘미디어 저널리즘’ 강의를 듣고 있던 도중이었습니다. 처음에 스마트폰 00뉴스 속보 창으로 ‘세월호 침몰’라고 뜨는 것을 시작으로 수없이 속보창이 바뀌는 것을 보았습니다. 결국 강의는 중단되었고 세월호 사건에 대한 언론의 문제점에 대한 토론을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제가 기억하고 있는 세월호와의 첫 기억입니다.
시간은 정말 참 빠르게 흘러서 대학을 졸업하고 아주경제신문사에 취직하여 수습기자를 거쳐 정식기자가 되었습니다. 바쁘게 지내다 보니 벌써 1주기가 되었다는 게 실감이 아직도 나지 않습니다.
지난 8일 갑작스러운 진도 출장이 생겼다는 것을 사진부장을 통해 듣게 되었습니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두고 미리 찾아가서 현장 스케치를 하는 목적의 출장이었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358일이 지나서야 찾아가게 된 진도 팽목항. 서울에서 팽목항까지 무려 6시간 40분이 걸려 도착한 팽목항 방파제 앞.. 이제부턴 사진 밑에 캡션을 통해 글을 이어가겠습니다.
팽목항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건 노한 리본 물결 이였습니다. 그리고 평일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이 많이 팽목항을 찾았습니다.
시민들과 유가족들이 두고 간 많은 물품들이 진열되어있었다.
보고 싶어요.
난간 한편에 놓여있던 쌀 그릇, 아마 향을 피우는 용도인 듯 보인다. 시간이 많이 흘렀음이 느껴지는 게 쌀의 색이 많이 바래있었다.
이날 바다와 하늘은 너무나도 푸르렀다.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너무다 아름다워서 괜히 미안해졌다.
노란 리본의 끝이 등대를 향하고 있다.
어른이 되겠습니다
노란 물결은 팽목항 이곳저곳에서 이어졌다.
저 멀리 진도VTS관제센터가 보인다.
오전 기본적인 스케치를 마치고 노을을 찍기 위해서 등대가 잘 보이는 해변가에 앉아서 계속 방파제와 등대를 보았다.
힘들었니 잊지않을께
저녁노을이 붉은 빛을 내기 시작할 때 다시 방파제로 가보니 한 스님이 조형물 앞에서 불경을 외고 있었다.
늦은 시간에도 팽목항을 찾은 시민들.
저녁 노을이 지는 팽목항
잊지 않으려는 시민들
저녁이 되자 등대에 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진실을 인양하라
노란리본 조형물 앞에 진열된 상.
우리 둘째 백일떡입니다.
아이를 키우는 기쁨이 커져서 갈수록
아이를 잃은 슬픔은 가능할수 없습니다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진실규명. 선체인양
반드시 되어야합니다.
날이 점점 더 어두워 질수록 등대는 더욱 아름답게 빛이 났다. 아쉽게도 갑자기 구름이 몰려와서 장노출을 이용한 별 사진은 찍지 못했다.
416 등대
노란리본과 노란 조명
416 잊지 말아야 합니다.
진실을 인양하라.
기사 마무리를 지어야하는데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잠시 고민을 했습니다.
고민을 한 끝에 그래도 사진기자니깐 마무리는 대표적인 사진 한 장으로 하기로 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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