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덕진공원 내에 세워져 있는 '법조 3성' 동상. 좌로부터 김병로·최대교·김홍섭 선생 [
전북 전주덕진공원에는 한국 법조계의 ‘양심’이자 ‘표상(表象)’으로 추아 받고 있는 법조계 3인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지난 1999년 11월 ‘한국법조3성기념사업회’가 건립한 이 동상은 가인 김병로·화강 최대교·바오로 김홍섭 선생의 정신을 기리기 위한 것이다. 이들 3인을 후인들은 ‘법조 3성(三聖)’이라 칭한다. 이들은 모두 태생이 전북이다.
지금은 시대가 바뀌어 전북이 한국 법조계의 변방으로 소외되고 말았지만, 전북이 한국 법조의 ‘요람’이자 ‘성지’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이들 ‘법조 3성’이 모두 전북 출신이라는 데 전북인들은 지금도 무한한 자긍심을 갖고 있다.
이들의 청백하고 고귀한 삶과 업적을 재조명하기 위한 작업이 최근 전북 법조계와 학계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법조 3성' 평전이 그것이다.

평전 저술은 박형남 전주지방법원장이 제안하고 정긍식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임경택 전북대 인문대 교수, 역사학자 백승종 한국기술교대 교수, 도면회 대전대 역사문화학과 교수 등 역사·인문 분야의 저명한 학자들이 공동 참여했다.
평전은 인문학적 요소를 가미해 법을 잘 모르는 일반인도 쉽게 법조 삼성의 활약을 접할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잘못 알려진 법조 3성에 대한 부분도 상당 부분 바로 잡았고 유가족들의 고증을 거쳐 최대한 사실에 가깝게 했다.
박형남 법원장은 "법을 바로 세우기 위해 고뇌하고 몸부림쳤던 법조 3성의 정신은 법조인은 물론 국민이 원하는 올바른 법조인상을 찾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평전이 메마른 한국의 법문화, 한국의 사법사를 적시는 한 줄기 빗물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출간 소감을 밝혔다.
가인 김병로(1887~1964년) 선생은 순창 출신으로, 1948년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 특별재판부 재판부장과 초대 대법원장을 지냈다. 그는 일제 강점기 신간회 활동에 참여하고, 각 학교의 법률학 전문 교수와 독립운동가들을 무료로 변호하는 등 이인, 허헌과 함께 3대 민족 인권 변호사로 꼽힌다.
화강 최대교(1901~1992년) 선생은 익산 출신으로, 서울고검 검사장을 지냈으며 검소한 생활과 성품으로 법조계의 존경과 신망이 두텁다. 검찰이 2005년 이준 검사상과 함께 최대교 검사상을 제정할 정도로 추앙받는 인물이다.
김홍섭(1915-1965년) 선생은 김제 출신으로, 서울고법원장을 지냈다. 법관으로서의 엄격함을 지키면서도 인간에 대한 지극한 애정을 잃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법조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선배’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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