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중국 노동절 연휴, 가로수길은 유커로 '북적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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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5-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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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입국한 왕링씨(25)가 4일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의 한 의류매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왕링씨는 백팩을 멘채 한 손엔 스마트폰을, 다른 한 손엔 쇼핑백을 들고 있다. [사진=아주경제DB]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환잉 광린(어서오세요), 닌 야오 서머 원티마(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지난 4일 오후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 유커(중국인 관광객)를 잡기 위한 판매원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명동 거리를 뒤덮은 중국어 입간판이 어느 순간 가로수길에도 가득했다. 매장 안에서도 한국어보다 중국말이 더 들려 마치 베이징의 번화가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중국 노동절 황금연휴 기간을 맞아 지난 4월 30일 한국을 찾은 왕링(25·여) 씨는 MCM 스터드 장식이 가득한 백팩을 메고 가로수길을 활보했다. 한 손엔 스마트폰을, 다른 한 손엔 쇼핑백을 한가득 들고 필요한 물건을 꼼꼼히 챙기고 있었다. 

"연휴를 맞아 오랜만에 한국을 찾았다"는 그는 "요즘 중국인 사이에서는 명동보다 가로수길이나 압구정을 주로 찾는다"고 말했다.

이어 "가로수길에는 중국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해외 유명 브랜드뿐 아니라 편집숍이 많아 가방과 옷을 살 계획"이라며 사진과 메모가 가득한 스마트폰을 내밀었다.

 

[사진=아주경제DB]


명동, 삼청동 등 강북권에 머물던 유커의 활동범위가 최근 강남으로 넓어지면서 가로수길 매장들도 '유커맞이'에 적극 나섰다. 2000년대부터 편집매장이 생기더니 이제는 유커들의 관광명소로 떠올랐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중국 노동절 연휴기간(4월 30일~5월 4일)에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은 전년동기보다 20.6% 늘어난 10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MCM, 스파오 등 유커들이 좋아하는 브랜드 매장들은 '큰손'을 위해 중국어 입간판을 설치하고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SPA브랜드 탑텐과 에잇세컨즈, 속옷 브랜드 에블린 등 중국인을 상대로 행사를 펼치는 대부분의 브랜드에서는 은련카드 소지자에게 10% 할인 행사도 펼쳤다. 

베이직 하우스는 유커들이 한국 마스크팩에 관심이 많은 것에 착안, 구매고객에 한해 마스크시트를 증정했다.

중국에서 국빈급 대접을 받고 있는 배우 이민호를 전속모델로 쓰고 있는 쌤소나이트 매장 앞에는 중국인 관광객이 끊이지 않았다. 이민호의 사진을 찍고 지나가거나 매장에 들어가서 두 손 가득 쇼핑백을 들고 나왔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롯데를 비롯해 현대, 신세계 등 국내 3대 백화점의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보다 평균 58.0%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 본점을 기준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련카드 기준)이 57.5% 늘었다. 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 58.1%, 신세계백화점은 58.4%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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