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현철·안선영 기자 = 국내 기업들이 화장품에 이어 중국 시장을 공략할 제품으로 분유·기저귀 등 유아용품에 주목하고 있다.
단가가 높지 않고 한국 제품에 대한 중국인들의 신뢰도가 커 향후 시장을 장악할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특히 분유·기저귀 업체들은 저출산의 영향으로 국내 시장 매출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세계 최대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에 진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13일 낙농진흥회의 분유 수급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조제분유 소비량은 1만3555t으로, 20년 전인 1994년(2만5472t)의 절반 수준이다. 분유 소비량 감소는 출산율 저하가 직접적인 이유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여성이 가임기간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은 1980년 2.82명, 1990년 1.57명, 2000년 1.47명, 2010년 1.23명, 2014년 1.21명으로 점점 줄고 있다.
이에 분유업체들은 저출산 기조가 확고해진 국내 시장에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 출시 등 다양화 전략으로 중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지난 2013년에 부모 중 한쪽이 외동일 경우, 자녀 둘을 가질 수 있도록 산아제한 정책을 완화한 데 이어 추가 완화에 대한 전망도 나오면서 국내 업체들의 기대가 더욱 커지고 있다.
남양유업은 중국에서 인구 100만명 이상에 1인당 GDP(국내총생산)가 3000달러를 넘는 도시 34곳을 목표로, 연말까지 판로 개척을 마칠 계획이다.
남양유업의 대 중국 분유 수출액은 2011년 503만달러에서 지난해 2000만달러로 3배 가량 증가했다.
2007년 중국 시장에 뛰어든 매일유업은 고급화 전략을 통해 중국 분유 수출액이 2011년 630만달러에서 지난해 3100만달러로 급증했다.
국내 아기 기저귀 시장 1위인 유한킴벌리의 기저귀 브랜드 하기스도 2000년대 초 저출산 기조가 뚜렷해지자 2004년 중국 시장 개척에 나섰다.
유한킴벌리는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등 대도시의 고소득층을 공략하는 전략으로 중국 기저귀 수출 규모가 2004년 100억원대에서 최근 5년간(2010∼2014) 연평균 1000억원 이상으로 성장했다.
유아동복·용품 기업들도 중국 시장 진출에 눈을 돌리고 있다.
아가방앤컴퍼니는 지난해 9월 중국기업 랑시그룹에 인수되며 본격적인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아가방은 중국에서 매장을 운영했지만, 유통망 부족으로 중국 시장에 안착하지 못했다. 때문에 중국 내 백화점에 600여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랑시그룹과 만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랑시그룹은 13일 중국 내 온라인 판매 대행사인 러위츤과 온라인 쇼핑몰 밍싱이추의 지분을 각각 20%, 5%씩 인수했다. 이번 지분 인수를 통해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온라인 시장에 아가방앤컴퍼니의 브랜드를 우선적으로 전개해 중국 유아시장을 보다 빠르게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아가방앤컴퍼니는 앞으로 막강한 유통망을 기반으로 본격적인 중국 유아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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