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도는 에너지관리시스템(EMS)을 기반으로 한 마이크로그리드(MG) 기술이 적용돼 스스로 친환경 에너지의 효율적 생산, 저장 및 소비가 가능하다. 이를 위해 한전은 가사도에 설치된 태양광 및 풍력 발전기 등 발전설비의 모니터링과 점검, 비상시 유지보수 등을 위해 자체 선박을 운항하고 있다.
◆ 독립 마이크로 기술 적용된 친환경 에너지 자립섬
진도 가학선착장에서 가사도까지는 한전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여객선 기준으로 20분 가량이 걸린다. 가사도 선착장에 마중나온 한전 소장의 안내에 따라 한전 MG 센터로 발걸음을 옮긴다.
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가사도는 섬내 사용 전력의 80%를 태양광(314kW)과 풍력(400kW) 등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있다. 나머지는 디젤발전기와 비상 전원에 의지해 발전을 한다.
특히 이날은 일조 조건이 좋아 섬내 신재생에너지 설비 중 태양광 발전소만 전력을 생산하고 있었다. 태양광 발전으로 148kW 안팎의 전력을 생산하는 상태에서 섬내 전력 수요 부하는 79kW를 기록해 나머지 전력 69kW는 ESS로 저장되고 있었다.
가사도에는 168가구가 거주하며, 평균 전력 부하량은 95kW에 달한다. 가사도에 구축된 EMS 용량은 3MW로, 100% 충전될 경우 가사도의 주민들이 전력 걱정없이 하루 동안 사용이 가능한 셈이다.
MG센터를 나와 언덕으로 발걸음을 돌리자 풍력발전기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100kW급 풍력발전기 4기 중 2기가 돌면서 분주하게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 있는 풍력발전기 대다수가 2~3MW급인 것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소음 피해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를 반영한 모델이라고 현장 관계자는 설명한다.
채우규 한전 전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가사도는 과거 디젤발전기 운전에서 탈피, 국내에서 개발한 EMS가 적용됐다"면서 "이를 통해 섬내 전력의 공급과 저장을 자동 조정하는 섬으로 재탄생했다"고 설명했다.
◆ MG 도입 후 연간 3억2000만원 절감…입증된 기술력 전 세계 수출 모색
가사도 MG 프로젝트는 지난해 10월 정부의 '친환경 에너지 자립섬'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한전은 에너지 자립섬으로 성공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가사도의 공식적인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과거 가사도에서는 디젤발전기를 사용하면서 연간 7억원 가량의 적자가 발생했으며, 발전단가는 kwh당 1100원 수준에 달했다.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디젤발전기 특성상 연료비의 부담이 높았으며, 매연이라는 환경공해도 발생했다.
하지만 마이크로그리드 구축 이후 발전단가가 kwh당1060원 정도로 낮아졌다. 본격적으로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시작한 지난 10월부터 디젤발전기 가동을 거의 하지 않아 약 1억5000만원 가량의 유류비도 절감하게 됐다.
실제 가사도 MG는 첫 가동을 시작한 지난해 9월의 연료절감율(13%)에 비해 80.1%(올해 3월 기준)까지 치솟은 상태다. 주파수 유지율도 기존 57%에서 현재 100%까지 향상됐다.
현장 관계자는 가사도 MG 상업운전 개시 및 운영을 통해 연간 3억2000만원을 절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시범 운영중인 가사도 MG에 92억원이 투입됐지만, 가사도 규모에 맞는 신재생에너지 시스템을 운영해 20년 정도면 손익분기점을 맞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일근 한전 전력연구원 단장은 "한전은 향후 가사도 MG 운영 노하우를 이용해 캐나다 등지에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생산 시스템을 수출할 방침"이라며 "특히 국내 관련 기업과 협력해 전 세계적으로 급성장 중인 해외 MG 시장에 적극 진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전은 가사도 마이크로그리드 모델을 바탕으로 국내 120여개 섬 지역에 ‘녹색 에너지 자립 섬’ 구축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연간 약 160억원의 전력공급비용 및 CO2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절감하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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