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을 방문한 일반 환자와 시민들이 메르스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사진=남궁진웅 기자]
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수출과 내수 부진에 허덕이는 한국 경제에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공포까지 번지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3일 “아직 우리 경제에 크게 영향을 미칠 상황은 아니다”라며 메르스로 인한 경제 악화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지만 실물경제에 적잖은 ‘메르스 파장’이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실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신종플루, 에볼라 등 과거 전염병을 겪은 국가들은 어김없이 경제성장률 하락 의 ‘후폭풍’을 겪었다.
지난 2003년 수 백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스는 당시 중국과 홍콩에서 인명 피해뿐 아니라 500억달러(약 55조6000억원)로 추정되는 막대한 경제손실을 가져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사스 발병으로 2003년 2분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7.90%로 전분기의 10.80%보다 3% 포인트 가량 떨어졌다. 홍콩의 경제성장률도 같은 기간 4.1%에서 -0.9%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동남아시아 지역의 2003년 GDP 성장률도 사스로 인해 0.6%포인트 하락했다고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추정했다.
신종플루로 몸살을 앓은 멕시코의 경제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2009년 신종플루가 멕시코 내 159명의 사망자를 내며 퍼지자 멕시코 정부는 야간 영업 등을 제한했다. 이는 곧 소비 심리 위축과 내수 경기 부진으로 이어졌다. 멕시코 재무부는 이에 따른 손실 규모를 멕시코 국내총생산(GDP)의 0.03%인 2억7000만달러로 추정했다.
높은 경제성장률이 예상됐던 서아프리카 지역은 치사율 50%의 전염병 ‘에볼라’ 여파로 180도 바뀐 경제상황을 맞아야 했다.
유엔세계식량계획(WFP) 조사에 따르면 서아프리카 에볼라 창궐 3개국인 라이베리아, 기니, 시에라리온의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최소 12%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니, 시에라리온, 라이베이라 등에서는 다국적 기업 철수와 인프라 건설 계획 취소 등으로 인한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만기 1년 이하의 단기 국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현재까지는 한국 내 메르스로 인한 사망자와 감염자 수는 과거 다른 전염병들에 비하면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일부 업계에서 ‘메르스 악재’가 이미 감지되고 있다.
메르스 여파로 2500명에 이르는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와 대만 관광객은 한국 방문을 무더기로 취소했다고 한국관광공사는 전했다. 또 전염에 대한 우려로 사람들이 공공장소를 꺼리면서 관광과 오락·문화, 음식·숙박업 등이 타격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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