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세계보건기구(WHO)는 한국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WHO는 전날 긴급회의를 마치고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한국에서 새로운 메르스 감염자가 줄어들고 있고 병원 외 지역사회에서 단속적인 감염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Public health emergency of international concern)’를 선언을 보류했다.
WHO는 그러나 “한국에서의 메르스 감염 사태는 ‘경고’ 수준”이라며 “감시를 계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후쿠다 게이지 WHO 사무차장은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메르스 감염 확대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메르스 유행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강조하며 경계를 당부했다.
WHO는 한국에서 메르스 바이러스가 확산한 주요 원인으로 △의료종사자와 일반시민의 메르스에 대한 인식 부족 △병원에서 전염 예방조치 미흡 △병원 응급실과 입원실에서 메르스 환자와 쉬운 접촉 △여러 병원을 찾아다녀야 하는 병원 시스템 △감염된 메르스 환자를 환자 가족이 직접 간호 △잦은 문병객 방문으로 2차 감염 발생 등을 꼽았다.
WHO는 “중동의 메르스 바이러스와 비교했을 때 한국 사례에서 검출된 바이러스에 주요한 차이점이 없었다”면서 “그래도 변이 여부를 계속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WHO는 이어 “한국에 대한 여행이나 교역 금지 조처는 권고하지 않는다”며 “입국 시 검사도 지금으로써는 불필요하다”고 했다.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가 선포되려면 질병이 국제적으로 퍼져서 다른 국가의 공중보건에 위험이 돼야 한다. 또 감염국가 외에도 국제적으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메르스 감염사례는 사우디아라비아와 한국에서 주로 보고됐지만, 여행자들에 의해 전 세계 적어도 25개국에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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