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워싱턴특파원 박요셉 기자 =세계적으로 온라인 소매업체들의 배송 경쟁이 날로 더해가는 가운데 세계 최대 규모의 아마존닷컴이 ‘일반인 배송원’이라는 카드를 빼들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7일(현지시간) 아마존닷컴이 일반 시민을 배송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아마존닷컴이 UPS 등 배송 업체가 아닌 일반인들에게 돈을 지불하고 물건을 배달하도록 할 수 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아마존닷컴은 도시 지역 오프라인 소매업체들에게 배송 물건의 보관을 맡길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이 업체들로부터 공간을 임대하거나 물건 1개당 수수료를 지불하는 방식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보관한 물건들을 일반인 배송원이 자신의 목적지에 가는 길 근처에 있는 고객에게 전달해 주는 것이 핵심이다. 회사 측은 이 사업의 추진과 관련 답변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이 방식을 통해 아마존닷컴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시키고, 매출보다 빠르게 늘고 있는 배송비 절감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지난해 아마존닷컴의 배송 비용은 전년보다 31% 증가한 87억 달러(약 9조 7천억 원)였으며 이는 매출의 10%에 가까운 금액이다.
하지만 아마존닷컴이 일반인을 배송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쉽지 않은 장애물이 많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지적했다.
SJ 컨설팅 그룹에 따르면 아마존닷컴은 하루 평균 350만 개의 물건을 배송한다. 따라서 이 방식이 효과를 내려면 엄청난 수의 배송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배송 물건이 훼손되거나 분실될 경우 책임 문제도 복잡하다.
만약 일반인 배송원들이 정해진 시간에 배송을 못하면 소비자들에게 피해 배상을 해야 한다. 이에 따라 자칫하면 배송비용을 줄이려다가 더 큰 부담이 생길 가능성이 제기된다. 뿐만 아니라 배송원이 배송 물건을 가지고 사라져버리면 그 피해를 누가 책임질지도 어려운 문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아마존닷컴의 이러한 구상은 결국 ‘우버’, ‘인스타카트’ 등 운송 및 배송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들을 활용하는 ‘크라우드 소싱’의 방식으로 운영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회사가 모든 배송원들을 직접 뽑아서 관리하는 것이 아닌 운송, 배송 전문업체들을 통해 일반인 배송원을 활용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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