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던 알리바바가 중국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기존의 단순 온라인 쇼핑몰이 아닌 O2O(온·오프라인 통합)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포부다.
신랑과기(新浪科技)는 알리바바가 23일 오후(현지시간) 미국내 자회사이자 미국 소비자 대상 B2C(기업간소비자거래) 쇼핑몰인 '11메인(Main)'을 전자상거래 업체 오픈스카이에 주식교환 방식으로 매각한다고 이날 전했다. 알리바바는 11메인을 매각하는 동시에 오픈스카이 지분 37.6%를 확보하게 된다.
이는 지난해 6월 11메인을 인수한지 1년만으로 사실상 알리바바의 미국 첫 직접 진출은 실패로 마무리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기대만큼 소비자의 관심을 받지 못했음은 물론 알리바바의 지원도 부족했다는 분석이다.
미국 시장에서 슬쩍 발을 뗀 알리바바는 같은 날 중국 시장에는 한 발 더 다가가는 상반된 행보를 보였다. 산하 금융서비스회사인 마이진푸(螞蟻金服ㆍ마이금융서비스그룹)와 함께 O2O 플랫폼을 개설, 중국 O2O 시장공략을 선언한 것이다.
알리바바는 마이금융과 각각 30억 위안씩, 총 60억위안(약 1조690억원)을 출자해 생활서비스 O2O기업인 '커우베이(口碑)'를 개설한다. 커우베이는 식당 등 각종 예약, 의료서비스 등의 온·오프라인 시장을 통합한 형태로 온라인으로 검색, 주문과 결제를 완료하면 오프라인으로 상품을 받거나 이용하는 형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온라인 쇼핑몰이 주력사업인 알리바바가 O2O시장 공략에 나선 것은 기존 온라인 판매만으로는 성장성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했다.
또한 미국 쇼핑몰 매각과 중국 O2O 시장 진출 소식이 동시에 나오면서 알리바바가 미국 시장 개척보다는 중국 시장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비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시장 개척이 쉽지 않은데다 중국 O2O 시장 확보에 주력하는 차원에서 11메인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 시장 확장보다는 중국 시장이 우선이라는 알리바바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전했다.
지난해 11월 차이충신(蔡崇信) 알리바바 부회장의 해외시장 진출 관련 발언도 그 근거로 언급됐다. 당시 차이 부회장은 "알리바바의 해외시장 확대는 고객확보 보다는 해외 기업이 중국 소비자에게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길을 열려는 것"이라며 알리바바가 중시하는 고객은 역시 중국인이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 몇 년 알리바바는 미국 기업 지분 인수 및 합병 등으로 공격적인 시장 진출 행보를 보여왔다. 2013년 전자상거래업체 샵러너(shoprunner)에 2억600만 달러를 투자했고 지난해 퍼스트딥스(1dibs)에 15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지난 5월에는 미국 소셜커머스 사이트 주릴리(Zulily) 지분 9%를 1억1500만 달러에 사들였다.
이 외에 올 3월 미국 모바일 메신저 스냅챗에 2억 달러, 지난해 메시징앱 탱고미(TangoMe), 검색엔진인 퀵시(Quixey), 차량공유 서비스 리프트(Lyft) 등 미국 벤처 기업에도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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