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미국의 고위 군사 관계자가 러시아와 중국을 자국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최대 위협분자로 지목했다.
미국 차기 합참의장으로 지명된 조지프 던포드 해병사령관은 9일(현지시간) 상원 군사위원회 인준 청문회에 참석해 러시아를 미국의 국가안보 최대위협국으로 평가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보도했다.
던포드 지명자는 "미국에 가장 실질적인 위협을 끼칠 수 있는 나라를 꼽으라면 단연 러시아를 지목할 수밖에 없다"고 운을 뗐다.
이어 러시아의 핵보유 능력을 비롯해 과거 러시아가 단행한 크림반도 강제합병을 비롯한 우크라이나 영토 침입과 같은 공격적 행위를 이같은 주장의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러시아의 요즘 행동을 보면 정말로 걱정스럽다"면서 "군사적 관점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원조하는 것은 합당하며 사실상 우크라이나가 다른 국가의 원조 없이 러시아의 공격을 막아낼 방법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던포드 지명자의 이같은 발언은 레이 오디어노 미 육군참모총장이 우크라이나에서 치뤄진 군사훈련 프로그램에 참석한 지 하루 만에 나온 발언으로, 다른 지역으로의 미군 개입 확대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실제로 이 훈련기간 동안 우크라이나 정부는 미국에 지원 확대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지역에 비군사적 원조를 추진하고 있으나, 여전히 살상무기를 보내는 데 부정적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할 경우 러시아의 격렬한 반발을 불러 사태를 악화할 공산이 크다는 계산에서다. 많은 미국 전문가들 또한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미군의 개입 확대가 러시아와의 '대리전쟁(proxy war)'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감을 드러내고 있다.
아와 함께 던포드 지명자는 러시아에 이은 잠재적 위협국가로 중국, 북한, '이슬람국가'(IS)을 순서대로 거론했다.
던포드 지명자는 군사력이나 태평양지역에서 위상 등의 측면에서 "중국을 러시아 다음으로 2번째에 놓겠다"면서도 "그러나 이것이 꼭 위협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우리가 중국을 적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태평양 내 미국의 이익과 관련해 중국의 능력을 본다면 위협이라기보다는 '안보상 우려' 국가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에 대해서도 그는 "잠재적으로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또 미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탄도탄 미사일 능력"을 거론하면서 "안보위협 상위 명단에 올라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던포드 지명자는 IS를 미국에 대한 위협적 존재로 꼽았다. 미 정부는 현재 IS가 미 본토를 직접 공격하거나 미국 내 자생적 테러리스트(외로운 늑대)를 동원해 테러를 자행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 주재 러시아 대사관 측은 던포트 지명자의 이같은 발언에 대한 답변을 회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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