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 중국인들 사이에서 한국 제주도 원정 운전면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보다 비용과 시간을 별로 들이지 않고도 수월하게 딸 수 있다는 게 이유다.
제주도로 몰려드는 중국인의 원정 운전면허 취득 현황을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최근 제주도 현지 운전면허 학원들은 중국인 수험생을 위해 운전면허 강습 동영상에 중국어 자막은 물론 중국어 통역사까지 고용하고 있다. 일부 여행사에서는 제주도 관광에 운전면허 속성 취득을 함께 결합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한국 원정 운전면허 취득 전문 브로커까지 등장할 정도다.
이에 따라 제주도에 놀러 온 김에 덤으로 운전면허증까지 취득해서 귀국하려는 중국인들이 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 해 제주도에서 운전면허를 취득한 중국인 수는 991명에 달했다. 2010년 68명에서 4년 만에 15배 가까이 급증했다. 올해 1~5월에만 외국인 1093명이 제주도에서 운전면허증을 취득했으며, 이중 90%가 중국인으로 집계됐다.
한국 운전면허증 시험이 쉽고 비용도 저렴할 뿐만 아니라 시간이 최소 4~5일밖에 걸리지 않는 게 중국인들이 한국에서 운전면허증을 취득하는 이유다. 장내기능시험의 경우 중국인들 사이에서 ‘눈 감고도 통과할 수 있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다.
또 한국에서 운전면허증을 취득한 후 귀국해 필기시험만 통과하면 곧바로 중국 운전면허증으로 전환할 수 있다. 게다가 제주도는 한국 내 유일하게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비자면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중국은 2013년부터 운전면허 시험 평가를 더욱 강화해 운전면허를 따려면 최소 1년 이상이 걸릴 정도로 어렵고 비용도 한국의 두 배 수준이다. 베이징과 같은 대도시의 경우 운전면허 학원 등록비가 5000위안(약 100만원)이 넘게 들고 일반 중소도시의 경우에도 3000~4000위안이 넘는다.
중국인의 제주도 원정 운전면허 취득자 급증에 중국 내에서는 교통 안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중국 정부가 한국 측에 자국민의 면허 취득을 제재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소식이 앞서 보도되기도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