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시장, 외국인 자금 엑소더스… 펀드도 마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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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20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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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미국 금리 인하 우려에 중국발 악재까지 겹치면서 신흥시장의 자금이탈도 거세지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는 신흥국 펀드에서 자금을 회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20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9일 기준 37개의 글로벌 이머징 펀드의 1개월 수익률은 -8.91%를 기록했다. 3개월 수익률은 -14.13%, 1년 수익률은 -17.84%로 기간이 길수록 손실 폭이 큰 상황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브라질러시아업종대표증권자투자신탁A'의 경우 1개월 수익률이 -13.75%, 슈로더자산운용의 '슈로더이머징원자재증권자투자신탁A의 수익률'은 -11.34%로 저조하다.

결국 신흥국 펀드에서 자금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브릭스 펀드의 설정액은 지난 1개월간 200억원 감소했고, 6개월간 무려 1277억원이 빠져나갔다. 중국 본토펀드에서는 지난 일주일간 191억원, 한달간 927억원이 이탈했다.  

신흥국 시장은 통화가치 하락에 대한 압박을 심하게 겪고 있다. 다음달 미국이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달러 강세로 인해 달러 자금이 회수될 것이란 우려에서다.

또 11일 중국이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하면서 외환시장 개입에 대한 실망감도 키웠다. 신흥국의 성장동력인 원자재 가격도 폭락하면서 투자 매력까지 떨어졌다.

그러자 신흥국 시장에서 대규모 자금이 이탈하고 있다. 네덜란드 투자자문사 NN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에 따르면 지난 13개월간 신흥국 19개국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자본은 9402억 달러(약 1109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외국인 자본이탈은 달러대비 신흥국 통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이 된다. 전형적인 자본이탈의 악순환은 결국 경기침체로 이어진다.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의 52%를 차지하는 신흥국 경제의 위기는 결국 전세계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지적했다. 스위스 금융그룹 UBS는 1분기 신흥국 GDP 성장률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인 3.5%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와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공세는 시장의 불안함을 반영해주고 있다"며 "중국 경기성장 둔화와 원자재 시장의 악화로 신흥국 통화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선별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미국 금리 인상이 점진적으로 이뤄진다해도 신흥국 통화가 안정되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란 판단에서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펀드의 자본유출은 단기간에 그치진 않을 것"이라며 "해외투자를 한다면 신흥국보단 선진국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신흥국 중에선 원자재 비중이 높은 브라질, 중국보단 시장상황이 양호한 인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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