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서태종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한국금융, 다가오는 중국 시대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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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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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종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이정주 기자 = 서태종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은 평소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소하는 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독서 또는 아내와의 산책 정도를 언급했다. 서 수석부원장은 “최근에 읽은 책 중 뇌리에 오래 남아있는 책이 두 권 정도 있다”며 장하준 교수의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와 한우덕 기자의 ‘우리가 아는 중국은 없다’를 꼽았다.

그는 “특히 ‘우리가 아는 중국은 없다’는 실감나는 사례를 통해 지금껏 갖고 있던 중국에 대한 선입견을 무너뜨렸다”며 “대부분 사람들이 금융은 왠지 선진국들이 독점하는 산업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중국의 성장세를 볼 때 향후 금융에서도 중국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임진왜란 시기만 봐도 명나라 이여송이 끌고 온 부대와 그를 따라 온 중국 상인들이 조선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며 “하물며 G2 시대 세계무대에서 중국의 성장세를 감안할 때 우리 금융도 중국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하준 교수의 책에 대해서는 “정책을 집행하는 사람 입장에서 정곡을 찌르는 지적이 많았다”며 “모든 것을 만족시키는 '지고지선'의 정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또 “크든 작든 정책은 불가피하게 한쪽에서는 비용을 치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다만 치를 비용에 대한 우선순위를 잘 판단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관료 생활 중 외국 출장을 자주 오가기도 했던 서 수석부원장에게는 금융선진국 영국의 '차일드 트러스트 펀드(Child Trust Fund)'가 기억에 남아 있었다. 그는 “차일드 트러스트 펀드는 실용적인 조기 금융교육을 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도입해 볼 만한 제도”라며 “과거 내자동원 차원에서 실시하던 비과세 적금에서 벗어나 교육 측면에서 미래세대를 위한 투자 개념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일드 트러스트 펀드(Child Trust Fund) 제도란 지난 2002년 9월부터 영국에서 시작한 금융 조기교육 프로그램이다. 영국 어린이들은 만 10세 이후 연간 250파운드(약 45만원)씩 적립하는 차일드 트러스트 펀드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영국 정부가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는 모자라는 만큼 보조해주고 학생들은 만 18세에 이르기 전까지 돈을 찾을 수 없다. 어릴 때부터 투자 수익 및 위험을 실물경제에서 체험하는 것이다.

조기 금융교육에 심혈을 기울이는 서 수석부원장에게는 슬하에 두 아들이 있다. 서 수석부원장은 “첫째 아들은 현재 군 복무 중이고 둘째는 올해 대학 신입생”이라며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여행도 같이 다니며 시간을 많이 보냈는데 사춘기 과정에서 각자 일상에 치여 대화를 많이 나누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뒤돌아보니 어렸을 때도 중요하지만 오히려 중·고교 시절 사춘기에 부모와 대화를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며 “학원 가는 시간 등을 희생하더라도 가족과 진로선택, 일상의 고민 등을 함께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같은 경험을 1사1교 금융교육에 접목시켰다. 서 수석부원장은 "1사1교 금융교육도 이와 마찬가지 아니겠냐"며 "중요한 시기에 국영수 등 입시 과목에만 치중하지 않고 금융에 대해서도 가르쳐야 교양 있는 시민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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