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여왕의 꽃' 주연으로 자유로워진, 김성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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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9-04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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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여왕의 꽃'에서 레나정 역을 열연한 배우 김성령이 서울 강남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주연 맡고 싶어요. 또래인 김희애 채시라 하희라와 비교해 항상 캐스팅 2순위인 것이 서럽기도 하고요.”

배우 김성령(49세)이 지난 2013년 SBS 토크쇼 ‘힐링캠프’에 출연해 털어놓은 고민이다. 연기에 대한 목마름으로 마흔 줄에 경희대 연극영화과에 입학해 재학생 중 최고 출석률을 자랑했던 배우에게 1988년 미스코리아 진이라는 왕관은 독이 됐다. 중년이 되도록 채워지지 않은 여기 갈증은 화려한 외모에 가려졌다.

그런 김성령이 주연 배우로 발돋움했다. 마지막회 시청률 22.4%를 기록하며 마의 시청률 20%를 돌파한 MBC 주말드라마 ‘여왕의 꽃’을 통해서다.

“부담감이 없진 않았지만 자신 있었어요. 막상 방송이 시작되자 엄청난 분량과 극을 달리는 감정신이 버거웠죠. 부족한 부분도 눈에 띄고요. 고질적인 발성 지적도 많이 받았고, ‘역시 김성령 주연급은 아니네’라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고요. 정신이 번쩍 들어 악착같이 연기했습니다.”
 

최근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여왕의 꽃'에서 레나정 역을 열연한 배우 김성령이 서울 강남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김성령은 이번 작업을 통해 주연에 대한 욕심은 원동력이 아니라 스스로를 옥죄는 짐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주연배우를 한번 하니까 후련해요. 앞으로 시나리오를 받으면 ‘주연이야? 조연이야?’ 따지지 않을 것 같아요. 주인공을 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에요. 그게 중요하지 않아졌다는 말이죠. 자유로워졌다고 할까? 함께 출연한 김미숙 선배가 주인공이 아니었는데도 극을 든든히 받쳐주는 걸 보면서, ‘내가 배우로서 궁극적으로 가야 할 길이 바로 저것이구나. 주·조연이 중요한 것이 아니구나’ 깨달았죠.”

연기 인생 24년 만에 처음으로 원톱 주인공을 맡은 김성령은 50부작이라는 대장정을 이끌면서 왕왕 한계에 부딪혔다.

“사람은 누구나 욕심이 있으니까요. 아직도 ‘내 연기가 왜 이 모양일까?’ 생각해요. 하지만 자책이 꼭 나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그것이 저에게는 원동력이거든요. 이번 작품이 정말 마음에 들고 잘했다면 다음 작품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을 것 같아요. ‘이번에 못 한 걸 다음에는 잘해야지’ 하는 생각이 새로운 시나리오를 찾게 하는 힘입니다.”

김성령은 자기 이야기를 남 일 말하듯 했다. 부족한 점을 냉철하게 짚어냈고, 제 위치를 명확히 알고 있는 배우다.

“신이 내게 미모를 주셨고, 연기에 대한 재능을 주셨으니, 갈고 닦아서 시청자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죠. 무조건적으로 새로운 것만 추구하는 게 능사는 아니니까요. 대중이 김성령에게 머리 볶고 생선 파는 역할을 원할까요? 어떻게 세련되게 옷을 소화하는지, 어떻게 아름답게 나이 먹어가는지를 궁금해하신다고 생각해요. 그 안에서 변주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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