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종노조 파업… 대형 조선사 그들만의 이야기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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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9-07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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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서울 중구 정동에서 열린 조선업종노조연대 기자회견에서 각 사 노조 대표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양성모 기자]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연) 파업이 오는 9일로 예정된 가운데 이번 연대파업은 현대중공업그룹 계열 조선사들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빅3 조선소들만의 이벤트로 진행될 공산이 커졌다. 일정 규모를 갖춘 중소형 조선소들의 경우 이미 임단협을 마쳐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조선노조의 파업을 두고 비판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가운데 조선업 노조 공동체라는 본질에서 벗어나 분열을 이끌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조선노연에 가입된 일부 중소형사 노조는 오는 9일에 있을 연대파업에 동참하지 않을 전망이다. 이는 조선조연이 지난 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임단협이 타결되거나 노사간 의견조율을 통해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온 사업장의 경우 파업 철회도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일 임단협이 타결된 성동조선해양은 이번 연대파업에 참여하지 않거나 참여한다 해도 집행부 일부만이 참여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STX조선해양의 경우도 임단협이 타결돼 파업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이미 전해온 상태다.

한진중공업은 대표노조가 아닌 170여명이 가입돼 있는 금속노조 지회가 참여할 예정이고, 신아SB 역시 규모가 크지 않은데다 일감이 없는 상태라 사업장에 줄 충격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즉 이번 파업은 빅3 조선소를 제외하고 어느정도 규모를 갖춘 중형 조선사들이 대부분 빠져나가 빅3 조선소가 주축으로 이뤄질 전망이라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중소조선 노조는 파업 참여를 두고 다소 난처한 입장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의 회생을 위해 노력하자는데 뜻을 모은 상태에서 임금인상이 주요 골자인 이번 연대파업 참여는 앞뒤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조선노연의 파업에 대해 조선업계 관계자들은 노조측이 다소 무리하게 강행한 느낌이 있다고 말한다. 적자상태에서 파업에 돌입하기엔 명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조선노연은 사망재해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마련과 더불어, 사측의 성실한 임단협 교섭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임금인상 요구로밖에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반대로 목소리가 작은 중소 조선 노조들의 경우 대형 조선사 노조의 힘이 절실한 상황에서 파업 철회는 팀워크를 해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어 눈치보기만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중인 상황에서 이번 조선노연의 연대파업 소식으로 부정적인 여론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이같은 엇박자는 조선노연의 설립 취지가 훼손된 것 아닌가 하는 의문으로 이어지고, 밖에서도 연대의 본질이 흐려진 것으로 비춰지고 있다”며 연대파업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반대로 회사측의 성실한 교섭이 우선시 돼야 한다고 말한다.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재 많은 비난의 화살에도 조선노연이 파업을 강행하는 이유는 임단협에 나서는 사측의 태도가 가장 큰 문제”라면서 “사측도 감정을 앞세워 대치하고 부딪히기보다 상생을 위한 대안을 내놓고 적극적인 대화로 풀어나간다면 모든게 자연스럽게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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