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는 지난 9월 24일 인천시 문화재위원회를 개최하고, 시립박물관 유물 5점을 국가문화재로 지정 신청하기로 심의하는 한편, 유물 4점을 시 유형문화재로 새로이 지정하기로 결정했다.
시립박물관 소유 문화재를 국가문화재로 지정 신청하는 것은 박물관이 개관한 후 70년 만에 처음 있는 일로 신청결과가 주목된다. 현재 인천시에는 국보 1점과 보물 28점이 있는데, 이중 대부분 민간박물관이나 개인이 소장하고 있다.
국가문화재 지정 신청 유물은 중국 철제범종 3점과 평양성도, 노송영지도 등 회화작품 2점이다.
중국 대륙 내에도 이와 같이 온전하게 남아 있는 거종(巨鐘)은 80점 정도밖에 없어서 문화재적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종들은 모두 중국 하남성에서 제작 및 사용되었던 것으로 2차 대전 당시 중국에서 일본에 의해 강제로 공출돼 부평 조병창에 옮겨진 뒤 용광로에 녹여지기 전에 살아남아 시립박물관에 보관돼 왔다.
이 종들은 외국 유물이지만 130여 년 전 개항 이후 인천, 더 나아가 한반도가 겪었던 굴곡진 노정을 보여주는 유물로 역사적 의미와 가치가 높다.
평양성도(平壤城圖)와 노송영지도(老松靈芝圖)는 시립박물관 분관인 송암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작품이다.
평양성도는 평양성을 위에서 내려다보고 그린 회화식 지도로서 8폭 병풍으로 만들어졌다. 현존하는 평양성도 중 가장 이른 시기인 18세기 후반에 그려졌을 뿐더러, 정교하고 세련된 필치와 채색 솜씨를 보이는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노송영지도는 겸재 정선이 80세(1755년)에 그린 만년의 대작으로 대가의 노련한 필치를 엿볼 수 있다. 꿈틀대는 형태와 진한 먹색의 소나무 아래 작고 다소곳한 분홍빛 영지버섯을 배치하여 음양을 조화시킨 우수한 회화작품이다.
한편, 바리야크함 깃발, 목조아미타여래좌상, 목조보살좌상, 시왕도(十王圖) 등이 새롭게 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이번 문화재 지정은 인천 가치의 재창조의 일환으로 인천의 역사와 예술, 문화적 가치를 담고 있는 유물의 문화재 지정을 통해 그 가치를 시민들에게 알리고자 하는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조우성 시립박물관장은 “인천시의 주요 화두인 ‘인천 가치의 재발견’차원에서 시립박물관 소장유물 중 귀중한 유물을 발굴해 시민들에게 문화재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인천 지역사에 대한 관심을 제고시키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인천 가치의 재발견’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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