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필거부로 국정 역사 교과서 시작부터 난항…국사편찬위 “설득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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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0-15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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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역사 교수들의 국정 교과서 집필 거부 선언이 이어지면서 역사 교과서 제작이 시작부터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국사편찬위원회가 적극적으로 참여를 설득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15일 국정 교과서 집필 작업을 총괄하는 진재관 국사편찬위원회 편사부장은 “집필 거부 선언이 나와 우려되기는 하지만 집필진 구성에 필요하면 참여시키겠다”며 “필요한 분은 단체적으로 거부를 했어도 적극적으로 설득해서라도 모실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가에서는 교수들의 반대 성명과 집필 참여 거부 선언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이화여대 교수 74명은 성명을 발표하고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가 한국사회가 이룩한 제도적 성취와 국제적 상식을 부정하는 행위라며 중단을 촉구했다.

서울여대 교수 62명도 정부의 결정이 교육의 자율성과 정치 중립성이라는 헌법 정신에 위배되는 행위라고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전날 고려대 역사 관련 교수들은 국정 교과서 제작에 참여하지 않기로 하고 갈등과 분열의 책임이 정부 여당에 있다고 밝혔다.

경희대 사학과 교수들은 역사 해석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인정하는 연구과 교육을 추구한다며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시대의 퇴행으로 유신시대로 돌아가려는 시도라는 성명을 냈다.

연세대 사학과 교수들도 지난 13일 국정 교과서 제작 참여를 거부했다.

역사 교수들의 집필 거부가 확대되면서 국정 교과서 추진이 처음부터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편향적으로 집필진이 구성될 수밖에 없어 내용 역시 보수적인 성향으로 채워질 우려가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진 부장은 “전교조 교사는 배제한다는 얘기가 나왔지만 사실이 아니다”라며 “김정배 위원장의 얘기는 집필진 구성부터 공정하게 해야 해 좌우 극단을 배제한다는 것으로 우극단인 교학사 교과서 집필진과 좌극단인 전교조로 해석을 해서 나온 얘기일 뿐이고 균형 있게 선발하면서 치우치지 않은 분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사편찬위원회는 국정 역사 교과서 집필자를 20~40명으로 구성해 되도록 교과서교분고시가 확정되기 이전 집필진을 꾸려 바로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들을 지원할 직원 10명도 충원할 예정이다.

1년 이내에 집필을 해야 하는 가운데 시간은 부족하지 않다는 것이 국편의 입장이다.

진 부장은 “시간이 많을수록 좋기는 하지만 검정 교과서도 6명 정도가 1년 내에 쓰기도 했다”며 “20~40명이 중학교와 역사 교과서를 맡게 돼 부족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국편은 집필진이 구성되면 공식적으로 공개하지는 않겠지만 감추지는 않을 방침이다.

집필진은 상근하지는 않지만 1년간 맡은 부분에 대해 작성하면서 검토와 논의, 수정을 거쳐 교과서를 완성하게 된다.

교과서 작성 과정에서 학설이 여러 가지 있으면 정설과 이설을 나눠 소개하는 식으로 서술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정부 수립 시기는 사실에 관한 학설이라기보다는 역사관에 따른 주장이 다른 것으로 집필진이 구성되면 논의를 거쳐 서술 내용을 정하겠다는 것이 국편의 입장이다.

진 부장은 “집필진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서로 간에 논의해서 합당하다면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내용을 정해놓고 집필진을 꾸릴 수는 없는 것이고 논란이 되는 부분은 가장 합리적인 방법을 논의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 부장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교육부 역사과 교육과정 개발 정책연구를 관장하다 지난 5월 국사편찬위원회 편사부장에 임용돼 국정교과서 업무를 담당하게 됐다.

지난 5월부터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염두에 둔 정부의 인사가 있었던 셈이다.

정진후 정의당 의원은 진 부장이 연구 책임을 맡았던 교육과정 개발 과정에서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표현이 지난 9월 23일 대한민국 수립으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보수 진영은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여기면서 이승만 정부의 긍정적인 면을 부각하려 하고 있지만 진보 진영에서는 헌법에 임시정부가 성립된 1919년을 대한민국 수립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어긋난다며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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