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외부DNA 없이 농작물 유전자교정 성공…GMO 논란 벗어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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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0-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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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유전체 교정 과정 모식도 [사진=미래부 제공]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외부 DNA를 집어넣지 않고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을 이용해 벼, 담배, 상추 등 농작물의 유전자를 맞춤 교정하는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고 미래창조과학부가 20일 전했다. 외부 DNA가 식물 유전체에 삽입될 가능성 원천 차단해 유전자 변형 식물(Genetically Modified Organisms·GMO) 논란에서 벗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크리스퍼 유전자가위(CRISPR/Cas9)는 유전자의 특정 부위를 절단해 유전자 교정을 가능하게 하는 RNA 기반 인공 제한효소다. 미생물의 면역체계에서 비롯됐으며 DNA를 자르는 Cas9이라는 단백질과 절단되는 DNA 염기서열에 상보적으로 결합하는 가이드 RNA로 구성됐다. 지난 2012년 10월 김진수 서울대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이를 이용해 인간배양세포 유전자 교정에 성공해 특허 출원했다.

 

김진수 단장, 최성화 교수 [사진=미래부]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 단장(서울대 화학부 교수)과 최성화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연구진은 DNA를 사용하지 않고 단백질과 작은 가이드 RNA만 사용해서 농작물의 유전자 교정에 성공했다. 기존에는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DNA 형태로 식물세포에 전달했기 때문에 유전자 교정 식물은 GMO로 간주돼 왔다. 연구진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DNA 형태가 아닌 Cas9 단백질과 가이드 RNA를 섞어 이를 주입하는 방식으로 식물세포에 적용했다.

이번에 성공한 유전자 교정 방식은 그동안 논란이 돼 왔던 GMO 규제를 피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방식은 DNA 형태로 식물세포에 도입했기 때문에 DNA 조각이 식물 유전자에 삽입될 가능성이 남아있었다. 연구진은 “Cas9 단백질과 가이드 RNA를 사용해 만든 식물체는 외부 유전자가 삽입되지 않을뿐더러 자연적 변이와 구별할 수 없는 작은 변이만 가지고 있어 외부 유전자가 삽입된 GMO와 다르다”고 설명했다.

미래부는 연구진이 개발한 DNA를 사용하지 않는 식물 유전체 교정 기술이 종자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방사능 또는 화학물질을 사용한 기존 육종법은 식물 종자에 무작위적인 유전자 변이를 일으킨 후 우연히 만들어진 우수 종자를 골라내는 방식이다. 반면 유전자가위는 유전자를 맞춤 교정하므로 빠르고 정확하기 때문에 농작물 육종 기술의 혁신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교정이 된 상추 [사진=미래부]


김진수 단장은 “개발된 기술은 상추와 토마토에 당장 적용할 수 있고 다른 농작물에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 향후 세계인의 먹거리를 만드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저명한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Nature Biotechnology) 온라인판에 20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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