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의 낙관적인 경기전망, 기준금리 추가인하 '명분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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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0-19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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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은 제공]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한국은행이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2%로 내놓은 것과 관련해 기준금리 추가 인하의 명분을 깔아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은이 낙관적인 경기전망을 내놓았지만 수출 회복과 내수 안정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언제든지 금리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얘기다. 

19일 주요 연구기관 및 해외 투자은행(IB) 등 다수의 경제기관들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2%대로 전망했다. LG경제연구원은 2.7%, 한국경제연구원은 2.6%, 현대경제연구원은 2.8%로 예상했다. 해외 IB는 더 낮다. 모건스탠리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2%로 제시했고, 씨티그룹은 2.3%, BNP파리바는 2.4%, 노무라는 2.5%로 전망했다.

이에 비해 한은은 지난 15일 '2015~2016년 경제전망'을 통해 내년 성장률 전망을 3.3%에서 3.2%로 살짝 하향 조정했다. 이 전망치는 내수가 2.3%포인트, 수출이 0.9%포인트씩 차지한다. 지난 7월 전망치에 비해 낮아지긴 했지만 하향 폭이 0.1%포인트에 불과해 조정의 의미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중국의 경기 둔화, 신흥국의 경기 부진 등 대외여건이 내년에도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 낙관보다는 비관적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과는 다소 동떨어진 전망이라는 것이다.

당장 수출이 문제다. 수출은 글로벌 경기에 큰 영향을 받는다. 한은은 내년 상품수출 증가율이 연 2.3%로 올해(0.2% 전망)보다 호전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경제가 내년 3.4% 성장할 것을 전제로 했다. 그러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경기 둔화 외에 미국 금리인상이 복병이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시기가 지연된다고 해도 내년 중에는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로 인한 경제·금융시장 혼란이 한국 수출환경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마크 월튼 BNP파리바 이코노미스트도 "한은이 내놓은 경제 전망을 달성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며 "최근 중국 경기 둔화와 원화 절상에 따라 수출도 부진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명실 KB투자증권 선임연구원 역시 "수출경기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한국은행의 성장률 전망치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인식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수 역시 미지수다. 내년이면 정부의 추경 집행 및 소비활성화 정책 등의 정책 효과가 소멸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소비를 중심으로 내수가 회복되고는 있지만 본격적인 회복세로 보기는 어렵다"며 "내년 역시 대외경기가 어렵고 내수도 급반등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렇다보니 한은의 낙관적인 성장률 전망에 따른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용구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주열 한은 총재가 낙관적인 경기 인식 및 금리 추가인하에 대해 보수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이는 향후 하방 리스크가 부각될 수도 있는 여지를 제공한 것"이라며 "국내 수출 부진이 심화되거나 원화가 추세적 절상기조로 반전되면 1분기말 전후 금리 인하 기대감이 재차 극대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도 한은은 정책 방향성을 유연하게 열어두는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박형중 연구원도 "한은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소멸된 것으로 판단하지 않는다"며 "한은의 내년 성장률 전망은 실현 가능한 수치가 아닌 목표 또는 바람에 더 가깝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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