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인민은행이 또 다시 통 큰 유동성 공급에 나섰다.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는 인민은행이 전날 중기유동성창구(MLF)를 통해 11곳 시중은행에 1055억 위안(약 19조원)의 자금을 공급했다고 22일 전했다. 6개월 만기에 금리는 3.35%다.
MLF는 인민은행이 지난해 9월 도입한 유동성지원수단으로 정기적인 시장조작이 아닌 필요시 비공개적으로 특정 금융기관에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인민은행은 이번 MLF를 통한 자금 공급에 대해 "경기둔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자금조달이 어려운 중소기업과 삼농(三農, 농촌·농민·농업)에 대한 은행 자금지원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지만 시장 전문가는 외환보유액의 지속적인 감소로 인한 시장 유동성 경색을 막기 위한 방책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19일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중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년 만에 처음으로 7%를 밑돌고 여전히 경기회복 조짐이 감지되지 않고 있는 현실도 인민은행이 금고를 연 배경으로 지적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이번 주 초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9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3조5141억 달러로 지난해 6월의 4조 달러 대비 무려 5000억 달러나 감소했다. 이는 중국 시장에서 자본유출이 가속화되는데 따른 충격을 외환보유액으로 방어한 결과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으로 유동성 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한계가 있음을 깨달은 인민은행이 MLF를 통해 자금 수혈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시장은 이에 만족하지 않는 분위기다. 최근 경기둔화세가 지속되고 물가상승률도 저조한 만큼 미니부양책이 아닌 기준금리나 지급준비율(지준율) 추가 인하 등 대형 유동성 공급 카드를 내밀 때가 됐다는 것이다.
경제참고보(經濟參考報)는 21일 논평을 통해 3분기 성장률이 6.9%에 그치며 뚜렷해진 경기하강압력을 재차 입증했다며 기준금리 혹은 지준율 추가 인하를 촉구했다. 인민은행의 지속적인 유동성 공급으로 9월 중국 사회융자총액이 1조3500억 위안으로 전망치를 웃돌기는 했지만 외화보유액은 감소세를 지속해 통화완화 효과가 미미하다는 것도 이유로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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