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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M&A 가열 '승자독식화'… 한국은 '강 건너 불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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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0-22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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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글로벌 기업들의 인수·합병(M&A)가 과열되고 있지만 한국은 강건너 불 보듯 하고 있다.

해외 인수기업의 시장장악력이 커지며 승자독식화 되는 속에 한국 기업은 안정만 취하다 자칫 밀려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의 반도체 메모리 분야 M&A 투자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의 하드디스크 업체 웨스턴 디지털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반도체 메모리 기업 샌디스크를 190억달러(약 21조6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웨스턴 디지털의 1대 주주는 중국 칭화유니그룹 자회사인 유니스플렌더로, 이번 인수는 중국자본이 반도체 메모리 시장에 진출한 의미가 크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과점시장을 향유해온 메모리 시장에 중국이 가세했다는 점에서 한국 경제에 미칠 파장이 커 보인다.

올들어 글로벌 반도체 업계는 상반기 726억달러에 이르는 M&A 거래로 활기를 띠고 있다. 이는 지난해까지 5년간 연평균 M&A 거래액의 6배에 달하는 액수이다. 이에 비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은 상대적으로 자체 신증설에 집중하고 있다.

다른 분야도 비슷한 양상이다. 저유가로 자원개발 수익성이 떨어진 석유업계는 저가의 매물이 쏟아져 M&A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로열더치셸이 영국 브리시티가스(BG) 그룹을 인수하기 위해 810억달러를 제안한 것이 큰 화제가 됐다.

올 상반기 석유업계 M&A 규모는 전년대비 두 배 증가한 3212억달러를 기록했다(Dealogic 조사). 국내에선 SK가 미국 셰일 자산 인수를 검토 중인데 한참 뜸을 들인다.

톰슨 로이터에 따르면 올들어 10월 초까지 세계 M&A 규모는 총 3조4000억달러 수준으로 역대 최고였던 2007년을 웃돌고 있다.

반면 한국경제연구원이 조사한 결과, 2010년부터 2014년까지 한국의 전체 M&A 중 해외 거래 비중은 평균 3.6%로 나타났다. 이는 일본 61.1%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에는 해외 M&A 거래 비중이 0.78%에 불과했다.
 

 

해외 기업들의 M&A가 활발한 것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요 성장이 둔화된 것과 연관된다. 신증설이나 기술개발을 통한 자체 역량 강화만으론 성장의 한계가 있어, M&A로 시장 장악력을 넓혀 수익성을 보전하려는 전략이다.

이처럼 인수기업을 중심으로 독과점이 되면, 상대적으로 M&A에 보수적인 한국 기업은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한경연은 “일본의 경우 정부 지원 아래 지속적으로 해외 M&A를 늘려 불황을 극복하고 시장을 확대해왔다”면서 “이와 달리 국내 기업은 해외 M&A를 등한시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해외 M&A는 대규모 인수자금이 소요되는데다 국가 간 이질적인 문화와 복잡한 절차로 인해 투자 리스크가 커 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며 해외 M&A 활성화를 위한 정부지원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와 관련 최근 박근혜 대통령은 “일본, 유럽 등이 중국 성장기업에 대한 지분투자를 통해 큰 이익을 챙기고 있는 것처럼 중국 기업에 대한 지분매수나 M&A 등 투자를 촉진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조사한 바로는, 10곳 중 8곳이 M&A 절차 간소화 내용이 포함된 원샷법 도입 여부를 보고 사업재편을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조사돼 규제 개선이 M&A 투자를 촉진할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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