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해 53년 만에 정권 교체를 이루게 됐다고 CNN, 가디언 등 외신이 13일 보도했다.
미얀마 선거관리위원회는 13일(현지시간) NLD가 상·하원 의석 657석 가운데 총 348석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야당이 단독 집권할 수 있는 조건인 329석을 넘긴 것으로, 내년 초 열리는 대선에서 대통령을 배출할 수 있게 됐다.
NLD는 이날 하원에서 21석을 추가해 다수당 지위를 확정했고, 추가 개표 상황에 따라 상원에서도 다수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상·하원 전체 의석의 절반 이상을 이미 확보한 만큼 NLD가 지지하는 후보가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미얀마 차기 대통령은 내년 2월 또는 3월로 예상되는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상원, 하원, 군부 의원단이 각각 1명씩 추천한 후보 3명 중 3명의 후보 중 최고 득표자에게 돌아간다.
다만 NLD를 이끄는 수치 여사는 현행 헌법에 따라 대통령 출마가 불가능하다. 외국인 배우자나 자녀를 둔 사람은 대통령에 출마할 수 없다는 조항 때문이다. 그러나 집권당 당수로서 사실상의 최고 권력자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총선에서 NLD가 승리하면서 미얀마는 지난 1962년 군부 쿠데타 이후 53년 만에 민주화를 이루게 됐다. 그러나 군부의 영향력이 막강한 상태여서 NLD 정권이 완전히 권력을 차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군부는 선거에 관계없이 전체 의석의 25%를 보장받고, 주요 3개 부처 장관의 임명권을 행사하며, 군과 경찰권까지 장악하고 있다.
수치 여사는 다음 주 최종 개표 결과가 나오면 테인 세인 대통령, 민 아웅 흘라잉 육군참모총장, 슈웨 만 국회의장 등 현 집권세력 대표자들과 4자 회동을 갖고 정권 이양 방안과 개헌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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