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자블록·경사로 등 장애인 편의시설에 숨은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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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09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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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과천청사역 출구 계단 손잡이에 설치된 점자 안내판. [사진=최서윤 기자]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거리를 걷다 보면 바닥에 올록볼록한 점자 블록을 흔히 볼 수 있다. 시각장애인용 유도블록이다. 수도권 및 지방 소·도시에는 장애인복지법 제23조에 따라 장애인이 공공시설과 교통수단을 안정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점자 블록 같은 편의시설을 설치해 놨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장애인을 위한 공공편의 시설에도 과학이 숨어있다.

지하철역 내 계단 손잡이에는 점자가 박혀 있는 손바닥만 한 크기의 안내문이 붙어있다. ‘지하2층 대합실 타는 곳’, ‘제2종합청사 방면’ 등의 정보를 알려준다. 시각 장애인들의 길을 안내하는 ‘눈’과 같은 역할을 한다.

점자 안내문이나 인도의 점자 블록은 요철의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장애인들은 오목함과 볼록함의 차이를 손 또는 발 등 촉각을 이용해 구분함으로써 정보를 읽는다. 점자는 가로로 2점, 세로로 3점 모두 6개의 도드라진 점으로 구성돼 있다. 이 점을 조합해 64개의 점형을 만든다.
 

(제일 왼쪽)정부과천청사역에 설치된 점자블록. (가운데)경복궁역에 설치된 장애인·노약자용 엘리베이터. 층별 안내를 점자로 표시한 엘리베이터 버튼. [사진=최서윤 기자]


역사(驛舍) 내에는 계단을 오르내리기 불편한 이들을 위한 엘리베이터도 설치돼 있다. 엘리베이터를 구동하는 데는 도르래와 중력의 원리가 들어있다. 엘리베이터 몸통(사람이 승차하는 공간)이 움직이는 통로 꼭대기에는 고정된 도르래가 있고 이곳에 강철로 만든 줄이 연결돼 있다. 줄 한쪽에는 최대 수용 무게를 견딜 수 있는 추가 달려있다.

위쪽의 거대한 도르래가 돌아가면서 추와 엘리베이터 몸통을 수직인 상태에서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게 한다. 이때 사람의 무게는 줄의 장력(끌어당기는 힘)에 영향을 준다. 지구 상 모든 물체에 작용하는 중력을 도르래가 분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9일 서울 종로구 국가기록원 서울기록정보센터 건물 외부에 설치된 경사로의 모습. [사진=최서윤 기자]


대부분의 건물 출입구 계단 옆에는 경사로가 설치돼 있다. 휠체어 사용자의 통행을 돕기 위한 것이다. 경사로 설치는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의무로 규정돼 있다. 경사로에는 빗면의 원리가 들어있다. 빗면을 이용하면 수직일 때보다 더 작은 힘으로 물체를 끌어올릴 수 있다. 대신 경사면이 기울어진 정도에 걸맞게 이동 거리는 늘어난다. 다시 말해 결과적으로 일의 양은 변함이 없지만 작은 힘을 더 길게 줘야 한다는 얘기다.

접근로의 바닥표면은 장애인 등이 넘어지지 않도록 잘 미끄러지지 않는 재질로 마감해야 하는데, 이는 마찰력의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표면이 거칠수록 마찰력이 커져 미끄럼을 방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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