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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넘게 실험실에 갇힌 침팬지…인형 주자 우울증에서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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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11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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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시와 인형 [사진=침팬지 보호소 ]


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우울증과 유사한 증세를 보였던 침팬지가 인형을 받은 뒤 몰라 보게 밝아졌다. ABC뉴스는 생의학 실험에 사용됐던 침팬지가 인형을 받은 뒤 트라우마를 극복했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1976년 연구소에서 태어난 침팬지 폭시는 30년 이상을 생의학 실험용 동물로 살았다. 간염 백신 연구 실험용이자 실험에 사용될 침팬지를 낳는 번식용이기도 했다. 폭시는 실험실에 있는 동안 네 마리의 새끼를 낳았고 매번 출산 직후 새끼들과 바로 분리됐다.

줄곧 햇빛 하나 들어오지 않는 텅빌 실험실 지하 독방에서 살았던 폭시는 이후 2008년 워싱턴에 있는 침팬지 보호소로 보내졌다. 그러나 오랜 시간 실험용으로 살아야 했던 폭시는 트라우마에 시달렸다. 우울증에 걸린 사람처럼 모든 것에 싫증을 냈고 자극에 대한 반응도 느렸다. 

침팬지 보호소의 기관장 다이아나 굿리치는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보호소에 온 뒤 폭시는 담요 등 어떤 것도 만지지 않았다"며 "마치 존재 자체에 화가난듯 물건을 옆으로 밀쳐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얼마 안 지나 폭시의 행동은 몰라 보게 달라졌다. 예전에 침팬지 중 한 마리가 트롤 인형을 유독 좋아했다는 사실을 기억해 낸 굿리치가 폭시에게 트롤 인형을 준 뒤부터다. 트롤 인형은 북구 신화에 나오는 요괴를 형상화한 것으로 까무잡잡한 피부에 머리털이 위로 길게 솟구쳐 있다. 외형은 못생겼지만 작고 귀여워 오랜 기간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굿리치는 "폭시가 트롤 인형을 마치 자기의 새끼인 것처럼 다룬다"며 출산 뒤 새끼들과 바로 헤어져야 했던 폭시가 트롤 인형을 통해 안정을 찾은 것 같다며 기뻐했다. 지금은 폭시가 다른 침팬지들과 잘 어울리고 보호소 사육사에게도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다고  ABC는 전했다. 폭시는 현재도 항상 인형을 갖고 다닌다.  

폭시의 이야기는 침팬지 보호소가 블로그에 올린 뒤 주목을 끌기 시작했고 수많은 사람들이 폭시를 위한 인형을 보호소로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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