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민주당 대선 후보 자리를 놓고 치러진 마지막 토론회에서 버니 샌더스 (버몬트) 상원의원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보다 더 강력했다는 반응이 많다.
뉴욕타임스(NYT)는 클린턴 전 장관이 샌더스 의원이 제시한 정책 공약을 공격하느라 오히려 자신의 정책을 제대로 어필하지 못했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선풍향계로 통하는 아이오와주(州) 경선(2월1일)을 보름 앞두고 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 찰스턴에서 4차 TV토론이 열렸다.
우선 샌더스 의원은 토론회가 열리기 2시간 전, 건강보험 개혁안의 구체적인 사항이 담긴 설계안과 더불어 부유세 등을 골자로한 세법 개정안을 공개해 클린턴 장관측에 일격을 가했다. 건강보험 개혁안의 세부 내용은 중산층 개인에게 2.2%, 고용주에게 6.2%의 보험료를 추가 부담토록 하는 내용의 보편적 의료보험을 설계하는 안이다.
대선풍향계로 통하는 아이오와주와 뉴햄프셔주 여론조사에서 한번도 뒤처지지 않았던 클린턴 전장관이 샌더스 후보와 엎치락뒤치락하는 지지율을 보인 뒤, 최근 클린턴 전장관측은 샌더스 의원의 건강보험 개혁안이 실현불가능하다며 파상공세를 해왔었다.
그러나 이날 샌더스 의원이 세부 계획을 제시함에 따라 클린턴 전 장관의 비판은 무색한 것이 돼 버렸다.
아울러 클린턴 전 장관은 "샌더스 의원이 과거 (신원조회를 통과한 사람에게만 총기소유를 허용해주는) '브래디법'에 5차례나 반대"했던 점을 비판하며 "샌더스 의원이 (이번 토론 직전에 총기 규제 강화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고 해서 기쁘다. 이미 관련 법안을 발의한 의원들에게 동참하길 바란다"며 애둘러 샌더스 의원을 비판했다.
이에 샌더스 의원은 자신이 총기협회에 굽실거렸다는 클린턴 전 장관의 주장은 "솔직하지 못한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 외에도 월가 개혁을 두고 클린턴 전장관은 샌더스 의원이 과거 금융규제 완화법에 찬성한 점을, 샌더스 의원은 클린턴 전 장관이 월가로부터 고액 강연료를 받은 것을 각각 공격 포인트로 삼았다.
이번 토론회를 두고 샌더스 후보가 더 강렬했다는 반응이 많았다. 특히 클린턴 전장관의 공격을 방어한 샌더스 의원이 자신의 공약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게 중론이다.
NBC방송의 '밋 더 프레스'의 진행자인 척 토드는 "누가 선두주자인가? 만약 두 후보의 지지율을 모르는 이가 오늘 토론회만 봤다면, 아마도 샌더스 후보가 선두주자라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힐러리 후보가 제대로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평했다.
코멘터리 매거진의 편집장도 "힐러리가 어제 점심을 맛있게 먹었길 희망한다. 왜냐하면 오늘은 다른 이가 먹었기 때문"이라며 샌더스의 승리를 비유적으로 표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