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일본, 이지스함 등 경계 태세 구축
미국이 북한의 장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에 대비해 복수의 이지스함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NHK가 4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지역을 담당하는 미 해군 7함대는 이지스함을 통해 북한 탄도 미사일을 추적·감시하고 관련 정보를 요격 부대에 보낼 준비를 마친 것으로 보인다. 미 해군 7함대 측에서는 이지스함 배치 해역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북한 미사일의 예상 궤적을 감안, 동중국해 등에 배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은 3일(현지시간) 북한의 잠재적 미사일 공격에 대비해 방위력을 지속적으로 증강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터 장관은 "북한의 미사일,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있다"며 "알래스카와 하와이에 배치한 지상발사요격미사일(GBI)의 개수를 기존 30기에서 44기로 늘렸다"고 설명했다.
또 이달 초 도심 3곳에 지대공 유도미사일 패트리어트(PAC3)를 분산 배치한 데 이어, 오키나와 소재 이시가키지마 주둔지와 미야코지마 주둔지 등에 추가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북한의 발사물이 오키나와 사키시마 제도 부근 상공을 통과할 것이라는 예상에 따른 대비책으로 풀이된다.
외신에서는 이번 북한의 도발을 기점으로 한미일 공조 범위가 넓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북한이 이번 발사에 성공하면 미국이 추진하는 한미일 공동 미사일 방어체계가 탄력을 받고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론이 고개를 들면서 미중 갈등이 고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러시아 "깊은 우려"...중국 "고집부리면 우리도 방법 없어"
러시아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계획에 대해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러시아 외무부는 3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의 위성 발사 계획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면서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요구를 시 위반하면서 국제법의 보편적 규정을 도발적으로 무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는 지난달 북한의 제4차 핵실험 당시 내놓은 대변인 명의의 논평보다 한층 수준이 높다. 당시 러시아 정부는 "핵실험이 국제법 규정과 기존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심각한 위반"이라고 비난하면서도 "동북아 내 긴장 고조를 초래하지 않도록 관련국들은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했었다.
북한의 위협이 되풀이되는 가운데 북한의 최대 우방국인 중국에서도 경고가 나왔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일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위성 발사 통보에 대해 엄중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북한이 기어코 위성 발사를 한다면 우리도 제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반도를 긴장시키지 말라는 사실상의 경고로 풀이된다.
루 대변인은 "6자 회담을 통해 관련국들이 서로 협상과 대화를 통해 핵문제를 적절하게 해결해야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며 6자회담 재개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중국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4일자 사설에서 "북한이 위성을 발사하면 아마도 새로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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