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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면과 입체, 74㎝ 높이에서 조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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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18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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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크갤러리, 김도균-이은우 2인전 '74cm' 개최

김도균_w.ttm-08_C-print Mounted on Plexiglas iron framed_90x120cm_2015[사진=누크갤러리 제공]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74㎝.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길이. 또한 높을 수도 낮을 수도 있는 높이. 기준과 의미는 정하기 나름이다.

사진작가 김도균(43)과 설치작가 이은우(34)는 저마다의 언어로 정확히 이 지점, 74㎝에서 조응한다. "일반적인 책상 높이가 74㎝였기 때문"이라는 작가들의 시크한 이유가 바로 전시회의 시작이자 전부라고 할 수 있다.

누크갤러리는 18일부터 다음 달 16일까지 이 두 작가가 전하는 서로 다른 형태의 기하학적 조형언어, 김도균 이은우 2인전 '74㎝'를 연다.

김도균은 모노톤의 공간을 액자에 담았다. 담배연기에 찌든 모서리, 곰팡이 핀 벽지, 덧칠한 페인트로 올록볼록한 벽면 등이 현실과 추상을 오가는 작가의 의도를 오롯이 드러낸다. 크기와 내용, 프레임 등이 각기 다른 이 사진들은 74㎝ 높이에 밑변을 맞춰서 줄지어 서 있다. 작가는 모서리에 집중하며 수평·수직에 엄격하다.
 

김도균_w.pp-1.set_13_Pigment print, wooden framed_5x7, 8x10, 11x14, 16x20, 20x24inch_2016[사진=누크갤러리 제공]


전시장 2층 벽면에는 사진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5가지 규격으로 프린트한 '모서리'들이 정렬해 있다. 비율과 크기에 대한 실험이다. 작가는 현대 건축물의 부분을 사진의 형식을 빌려 기하학적 추상 이미지로 해체·재조합 한다.

이은우는 일상에서 마주하는 '물건'을 다룬다. 작가는 "작품에 복잡한 관념·개념 등이 개입하는 것이 불편하다.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내 작품을 보려고 한다"라며 자신의 작품과 '의도적인 거리두기'를 한다. 그래서 '가구인 듯 가구 아닌, 가구 같은' 그의 작품은 실용적인 면과도 거리가 있는 물리적 실체일 뿐이다.
 

이은우_Red Stripes_ urethane paint, steel_180x66x88cm_2016[사진=누크갤러리 제공]


물체들은 74㎝ 높이 아래에 자리 잡았다. 작가는 작업을 할 때 규칙과 레퍼런스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며, 자신을 무언가로 규정지으려 하지 않는다. 언제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예술가·시민·물건 제작자로서의 자아를 한데 모아 새로운 에너지를 창조한다. 

모노톤의 사진과 원색의 구조물은 대조적으로 교감하며 상대의 작품과 호흡한다. 전시장이 색다르게 보이는 건 이 호흡이 내뿜는 온기 때문일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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