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의 2월 소비자물가 상승폭이 19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생산자물가는 48개월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일각에선 경기침체 속 물가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2월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작년 동기보다 2.3% 상승했다고 10일 발표했다. 이는 2014년 7월 이후 1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이로써 CPI 상승폭은 4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이며 6개월 만에 2%대로 회귀했다. 앞서 시장은 2월 상승폭을 전달(1.8%)보다 0.1% 포인트 오른 1.9%로 관측했다.
2월에 춘제(春節·음력 설) 연휴가 낀 데다가 보기 드문 한파로 채소·돼지고기 등 식품 가격이 급등하며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구체적으로 채소·돼지고기 가격이 각각 30.5%, 25.4% 오르는 등 식품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7.3% 상승했다.
장차오 해통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정부가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6.5~7%로 낮추고 적극적 재정정책과 완화에 가까운 온건한 통화정책을 펼 것을 천명했다며 이로 인해 물가 상승 압박이 커질 수 있다고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6개월 내 CPI 상승폭이 2.5~3%대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개별적 요인으로 소비자 물가가 일시적으로 상승할 수는 있지만 여전히 수요가 침체된만큼 올해 인플레이션 우려는 희박하다는게 시장의 중론이다. 비록 2월 소비자 물가가 예상 밖으로 급등했지만 올해 중국 정부 목표치인 3%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는 것.
'소비자물가 선행지표'로 불리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48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월 PPI는 지난해 동기 대비 4.9% 하락했다. 낙폭은 전달의 5.3%에서 줄었다. 시장의 전망치에도 부합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말 이후 수요가 늘었고 수요에 대한 기대도 높아진 것이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취훙빈 HSBC 중국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PPI 낙폭이 줄은 것은 2월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회복세 따른 것으로 식품을 제외한 나머지 부문에서 가격 하방 압력이 여전히 뚜렷하다"며 "디플레이션 리스크가 실질적으로 줄어든 것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ING 은행은 전날 보고서에서 중국 PPI 하락 때문에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들의 유동성이 고갈되고 있다면서 인민은행이 이달 중에 정책금리를 0.25% 포인트 내릴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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