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 바둑랭킹 1위 커제(柯潔) 9단이 이세돌 9단이 알파고에 2연패를 당한데 대해 "철저한 완패이며, 절망적"이라며 "오늘 패배는 처참했고 따분했다"고 평가했다. 커제는 또 "알파고 실력의 끝을 알수 없을 정도며, 알파고의 한수한수는 이세돌을 앞섰다"며 "이세돌이 0-5로 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중국신문사가 11일 전했다.
그는 대국이 끝나기 전만 해도 "흑이 질 것 같다. 인공지능이 이런 실수를 하다니 불가사의다"라며 "다만 '만일'이 있는 만큼 자신있게 말할 수는 없다. 구글이 모두가 생각하듯 대단하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세돌의 패배로 대국이 마무리되자 "이세돌이 이런 마음 상태로 바둑을 둔다면 몇번을 둔들 질 것"이라면서 "평소 이세돌은 매우 강한데 오늘은 매우 괴로운 표정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패배는 처참했고 따분했다"면서 "그를 응원했는데 이제는 야유한다. 인류 바둑기사의 대표 자격이 없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1997년 9월 저장(浙江)성에서 태어난 커제 9단은 여섯 살 때인 2003년 저우쭝창(周宗强) 5단에게서 바둑을 배우기 시작했다. '바둑 입문' 4년 뒤인 2007년 참가한 전국소년 바둑대회에서 16세 이하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이듬해 열린 제25차 세계청소년바둑대회에서도 우승(소년부)했다.
특히 근년 들어서는 각종 메이저대회 석권하며 세계의 강자로 급부상했다. 지난해 1월 제2차 바이링배 세계바둑오픈에서 추쥔 9단을 3대 2로 격파한 뒤 우승해 9단을 달았다. 세계대회 첫 우승이었다. 또 같은 해 4월 열린 이광배에서는 중국 랭킹 1위였던 스웨 9단을 꺾고 우승했고, 같은 해 12월에는 삼성화재배에서 대회 사상 최연소(18세 4개월)로 우승했다.
커제 9단은 지난 1월 중국 장쑤(江蘇)성에서 열린 제2회 몽백합배 세계바둑오픈 결승에서 우승하는 등 그의 상승세는 올해 들어서도 꺾이지 않고 있다. 커제 9단은 이세돌 9단의 '천적'으로도 불린다. 이세돌 9단은 지난해 삼성화재배 준결승과 지난 1월 몽백합배 결승, 지난달 하세배 결승 등 국제대회에서 커제 9단에게 잇달아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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