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차기 유엔 사무총장 선발 과정에 '공개 유세'와 '공개 토론'이 처음 도입된다. 후보자들에게 공개적인 발언 기회가 주어지는 것은 유엔 역사 70년 만에 처음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이 30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차기 유엔 사무총장 후보들은 4월 유엔 총회에 참석해 유엔 193개국 회원국 대표들 앞에서 유엔을 이끌 포부와 이상향 등을 발표한다. 70년 만에 유례없던 새로운 방식이 도입된 것은 더욱 투명한 절차가 필요하다는 그동안의 지적을 받아들인 조치로 풀이된다.
그동안에는 사무총장을 선출할 때 5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들이 먼저 적임자를 논의했다. 이후 그 후보자가 5개 상임이사국과 10개 비상임이사국 등 안보리 15개 이사국 가운데 9개국 이상의 지지를 받으면 유엔 총회의 승인을 받아 임명되는 방식이었다. 번번이 '밀실 정치', '짬짜미 선출' 의혹이 나왔던 이유다.
공개 유세에 이어 미국과 영국에서는 후보자 공개 토론회가 열릴 예정이다. 일단 4월 13일 미국 뉴욕 '시빅 홀'에서 첫 번째 공개 토론이 열린 뒤 6월 3일에는 영국 런던 '센트럴 홀 웨스트미니스터'에서 토론이 개최된다. 이 자리에서 후보자들은 전 세계에서 온 시민사회단체와 개인들의 질문에 답할 수 있다.
차기 사무총장직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는 베스나 푸시치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크로아티아)과 스르잔 케림 전 유엔총회 의장(마케도니아), 이고르 루크시치 외교부 장관(몬테네그로),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불가리아), 나탈리아 게르만 부총리(몰도바), 다닐로 튀르크 전 대통령(슬로베니아), 안토니오 구테레스 유엔난민기구 최고대표(포르투갈) 등 7명이다.
후보 대부분이 동유럽 출신이어서 최초의 동유럽 사무총장을 배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또 유엔 70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사무총장이 배출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후보를 지명한 나라 가운데 크로아티아-불가리아-몰도바 등 3곳에서 여성 후보가 등장했다.
반기문 사무총장의 뒤를 이을 9대 총장의 임기는 2017년 1월 1일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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