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CJ헬로비전 인수합병에 공정위 OB 역할할까?

 

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 허용 여부를 놓고 막판 고심 중인 가운데 각 통신사가 선임한 로펌의 공정위 출신 고문들에 이목이 집중된다. 이들이 사실상 로비스트로 활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17일 통신업계 등에 따르면 SK텔레콤은 법무법인 광장과 세종을 선임했고, 경쟁사로서 이해관계가 있는 KT는 법무법인 율촌을, LG유플러스는 법무법인 태평양을 각각 선임했다.

이들 로펌에는 공정거래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다. 특히 공정위 간부 출신 고문들은 관련 사건에서 눈에 띄지 않게 핵심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광장은 지난 2010년 5월 CJ오쇼핑의 온미디어 기업결합 심사에서 조건부 허용을 이끌어낸 바 있다. 조학국 전 공정위 부위원장이 2005년부터 광장에서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세종은 2008년 2월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기업결합 심사 때 법률 자문을 맡았다. 세종에는 김범조 전 공정위 조사국장, 황석진 전 SK텔레콤 법무실장 등이 고문으로 있다.

임영철 세종 대표변호사도 공정위 하도급국장을 지냈다. 이 밖에 서울고등법원 공정거래 사건 전담 재판부 재판장이었던 안영진 세종 변호사는 이 분야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율촌은 2000년 4월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기업결합 심사 때 조건부 허용을 이끌었다. 여기에는 주순식 전 공정위 상임위원, 박상용 전 공정위 사무처장 등이 율촌에서 고문으로 근무한다.

또한 태평양은 SK텔레콤의 하나로통신 기업결합 심사 때 KT를 대리했다. 이병주 전 공정위 상임위원이 있다.

이같이 대형 로펌에서는 고문 외에도 과거 공정위에서 팀장급으로 실무를 맡았던 퇴직 공무원들이 전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이 공정위를 상대로 설득에 나서고 있다.

다만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사안의 경우, 전 국민의 관심이 쏠린 상황이라는 점에서 고문들의 역할은 제한적 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