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진순현 기자= 세계자연유산 ‘거문오름용암동굴계’가 20만년 전이 아닌 8000년 전 형성됐다는 새로운 분석이 나왔다.
거문오름용암동굴계는 거문오름으로부터 웃산전굴, 대림굴, 만장굴, 김녕굴, 용천동굴로 약 12km에 걸쳐 분포한다.
12일 제주도 세계유산한라산연구원에 따르면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구역을 형성한 거문오름의 화산 분출 시기가 지금으로부터 약 8000년 전이라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거문오름은 K-Ar 연대측정에 의해 분석돼 지금까지 약 20~30만년 전에 형성된 용암동굴로 보고됐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비교적 가까운 과거의 지질학적 연대측정이 가능한 방사성탄소연대 및 광여기루미네선스연대 측정법을 사용했다.
특히 연대측정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거문오름으로부터 서북서 방향 약 1.4km 지점과 북동 방향으로 약 5.2km 지점에서, 거문오름에서 분출한 용암류와 송이층의 하부에서 각각 고토양을 채취해 연대를 측정했다.
이들 서로 다른 두 지점의 연대측정결과를 보면, 방사성탄소연대측정의 경우 약 1만2000년의 연대를 보이며, 광여기루미네선스 연대는 약 8000년의 연대를 보인다. 동일한 시료에 있어 방사성탄소연대측정 값이 광여기루미네선스 연대측정에 비해 보다 더 오랜 연대를 보이는데 이는 방사성탄소연대측정의 경우 재이동돼 쌓인 보다 오랜 탄소성분에 의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특히 화산분출 시기가 8000년 전이라는 연대결과는 만장굴을 비롯한 거문오름용암동굴계 내부 구조들이 마치 엊그제 생성된 것처럼 잘 보존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동굴 바닥에 2차적 퇴적물이 쌓여 있지 않은 특징들로도 설명된다.
도 관계자는 “세계유산한라산연구원에서는 지난해부터 도내 주요 오름 연대 연구를 밝히기 위한 연구를 추진해왔다”며 “올해엔 한라산천연보호구역에 대한 기초학술조사를 실시하고 있어, 앞으로 한라산의 형성시기 및 화산활동사도 속속 밝혀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앞서 다랑쉬, 일출봉, 송악산 등의 주요 오름 분출연대 뿐만 아니라 제주 곶자왈 용암류가 1만년 이내로 매우 젊은 용암류임을 새롭게 보고한 바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