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김다혜 올리브스톤 대표 "모바일뱅크, 연애하는 느낌 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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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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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혜 올리브스톤 대표]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시중은행들이 우후죽순 모바일뱅크를 쏟아내고 있다. 대면거래가 줄고 비대면거래가 활성화됨에 따라 모바일 서비스를 앞다퉈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은행별로 차이점을 찾기 어렵다. 기존에 운영하던 스마트 애플리케이션과도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예·적금, 대출과 같은 금융상품, 계좌이체, 송금 등 기존 금융 업무에만 치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소비자 관점이 아닌 여전히 금융사의 관점에서 모바일뱅크에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다혜 올리브스톤 대표는 16일 아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모바일뱅크를 이용하는 고객이 연애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서비스해야 한다"면서 "설레임 등 연애하는 기분과 비슷한 느낌을 줘야 고객이 모바일뱅크에 들어와야 하는 이유를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 "모바일뱅크, 고객에게 연애하는 기분 줘야"

김다혜 대표는 유저인터페이스(UI·User Interface), 사용자 경험(UX·User Experience) 디자인 전문가다. 그동안 유명 대기업들이 선보인 IT기기·스마트가전·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등의 UI 디자인에 참여해 좋은 성과를 거뒀다.

최근에는 금융 분야에 새로운 도전장을 내밀었다. 특히 기존 핀테크업체가 '기술'에만 집중했다면 그는 '소비자'로 관점을 옮겨 사용자경험을 만들어가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 대표는 "디지털 키오스크, 모바일뱅크, 태블릿브랜치 등 금융과 IT기술이 만나고 있는 상황에서 서비스에 사용자경험을 입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면서 "일반 은행의 스마트뱅킹은 대출, 송금, 이체 등 서비스가 전부 뻔하기 때문에 기존과 다른 사용자 경험을 디자인하고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바일 화면 안에 있는 UI에는 사용자의 경험을 반영해야 한다"면서 "사용자 경험적인 측면에서 화면 안에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도록 기획, 설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단순히 금융 거래 이외에 일상 생활과 연결된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모바일뱅크를 추구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또 "시장에서 고객으로부터 선택받지 못한 모바일뱅크는 사라질 수밖에 없다"면서 "시장에서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고객이 요구하는 니즈를 미리 파악해야 하는 것 만큼이나 어떤 사용자경험을 주느냐에도 달려 있다"고 이야기했다.

◆ "예측해서 맞춤형 서비스 제공"

김 대표는 "고객은 알아서 잘해주는 서비스를 좋아하기 때문에 미리 예측해 각 사용자에 맞춰 필요한 화면이 나와야 한다"면서 "모바일은행은 기존 금융 서비스가 아닌 백화점와 같은 소매·유통업과 유사하게 시장이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은행들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불특정 다수를 공략해서는 성공이 어렵다"면서 "소수지만 반드시 단골을 만들어야 하고 그 사람만의 특별한 맞춤 서비스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말한 "연애하는 기분을 줘야 한다"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수많은 대중 가운데 한명이 아닌 단 한사람만을 위한 서비스를 통해 애정을 느끼게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처음 소개팅을 하기 전 준비를 하듯 모바일뱅크도 고객을 만나기 전 그 사람을 미리 알아야 한다"면서 "사귀고 난 이후 연인에게 집중하듯 소비자와 관계를 맺으면 사용자 경험을 바탕으로 그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예측해 맞춤형으로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모바일뱅크의 방향성을 '부티크'로 잡은 것도 개인의 기호를 충분히 녹일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라며 "은행·금융의 관점이 아닌 일반 소비자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필라테스, 여행, 쇼핑, 소호 비즈니스 등 각 개인의 라이프스타일과 연결해 어떠한 혜택을 줄 것인지 명확히 알려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위해 모바일뱅크가 게이트웨이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은행들이 구축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소비자에게 공급하면 은행, 거래업체, 소비자 모두 윈윈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소비자에게 재미 제공해 체류 시간 늘려야"

김 대표는 모바일뱅크의 또 다른 성공 요소로 '재미'를 꼽았다. 연애할 때 재미 있는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듯 소비자와의 관계를 오래 유지하려면 모바일뱅크도 재미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공간에 대한 심리적 영향과 물리적 장소를 효과적으로 결합하고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정서 깊숙히 탐색해야 한다"면서 "물 위에 뜬 부분이 아닌 물 속에 있는 더 큰 영역을 생각해고 서비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들이 갤러리에 전시회를 구경갔을 수도, 카페에 커피를 마시러 갔을 수도 있는데 이러한 소비자의 이용 패턴과 공간 데이터를 모아야 한다"면서 "이를 알고 머무는 시간을 늘리면 덩달아 투자액과 빈도도 많아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움프쿠아은행의 예를 들며 "고객이 찾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모바일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오레건주의 작은 은행이던 움프쿠아는 점포를 금융업 관점의 지점을 소매업 관점의 상점로 재정의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성공한 은행이다. 방문객이 카페처럼 차를 마시거나 점심식사를 하고 1명의 책임자를 제외하고는 같은 계급의 만능직원이 거의 대부분의 고객 수요에 대응한다. 또한 직원들은 호텔리어 교육을 받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우리은행이 선보인 모바일전문은행 위비뱅크가 모바일 메신저 위비톡을 비롯해 게임, 음악 등을 통해 이런 방향성을 추구하고 있다.

이어 "은행의 자동화기기(ATM)를 꼭 돈을 찾는데만 쓰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키오스크에 증강현실 기술을 이용해 패션과 결합시킬 수도 있다"면서 "쇼핑몰에서 패션상품을 선택하면 이를 시뮬레이션으로 착용한 모습을 보여주고 마음에 들면 구매로 연결시켜 결제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웨어러블 기기와 연결해 고객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이를 통해 보험요율을 깎아주는 등 다양한 형태의 온·오프라인 연계 전략(O2O)를 펼쳐 고객이 계속 찾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사용자들의 경우 보안, 규제에 관심이 없고 서비스만 좋으면 이용하지만 여전히 금융권에서는 금융 마인드로 접근하기 때문에 이 문제가 장벽으로 작용한다"면서 "이에 대한 인식 변화가 있어야 모바일뱅크도 성공하고 소비자들에게도 많은 혜택이 돌아간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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