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 회장
아주경제 송창범 기자 =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M&A에 대한 정부의 승인 여부가 KT 황창규 회장의 연임과 어떤 함수관계로 이어질까 업계 안팎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태생적으로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 KT로써는 이번 M&A건에 대한 정부의 결정이 곧 KT 경영에도 직격탄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황 회장은 올해가 임기 3년차 마지막해로 연임을 노릴 가능성이 큰 상태다. 따라서 올해 성과에 따라 재신임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실적 향상은 물론 비대한 조직의 슬림화와 신사업 진출 등을 통해 일단 대외적으로는 합격점은 받았다. 결국 최종 낙점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M&A를 어느 정도 저지하느냐에 따라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SK텔레콤의 M&A건'에서 원하는 결과를 내지 못한다면 연임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게다가 앞선 KT 수장의 연임시 결과가 좋지 못했다는 점, 연임기간 정권이 바뀐다는 점, 구설수가 많았다는 점은 연임의 변수로 꼽힌다.
◆‘SKT의 M&A건’ 저지하고 깔끔하게 ‘연임’ OK(?)
취임초반 통신분야 비전문가란 우려를 받았던 황 회장은 어느새 이통3사 CEO중 최고 장수 CEO가 됐다. 취임초 각종 구설수와 비난에도 불구하고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성적도 다시 끌어올렸다. 특히 기존 통신사업 강화와 함께 신사업 진출도 과감하게 진행하면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황 회장 취임이후 기가인터넷, 5G 미래상, 데이터요금제, K뱅크 등 통신사업 선도와, 신사업 강화를 통해 취임 3년 만에 지난해 영업이익 1조클럽에 다시 복귀했다.
재신임 여부 중 하나인 수익성 부분에선 일단 합격점이다. 여기에 8000명에 달하는 대규모 명예퇴직, 비통신 계열사 구조조정 등 굵직한 현안을 노조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무난히 해결했다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특히 마지막해인 올해 승부수를 던지기 위해 지난해 연말 대규모 조직개편을 실시, 유무선 마케팅을 통합하는 ‘매스(MASS) 총괄’에게 통신사업 수익성을 높일 수 있도록 마케팅 재량권을 줬고, 이 사업을 지원하는 ‘지원총괄 조직’도 신설하는 등 기존 통신사업 강화에도 방점을 찍었다. 여기에 ‘5G 원년’으로 추진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있다.
‘SKT의 M&A건’이 연임을 위한 사실상 마지막 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다양한 구설수 등은 연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장관 입각설에, 총선 출마설까지 소문이 무성했던 만큼 언제든 자리를 떠날 수 있는 인물로 묘사되고 있기 때문이다.
KT회장 연임사례가 좋지 못했다는 점도 영향을 줄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앞서 이석채 전 KT 회장이 연임에는 성공했지만, 결국 중도 하차했음은 물론 결과가 좋지 못했다”며 “게다가 후유증으로 회사 전체를 어렵게 만들었다”는 점을 예시로 들었다.
정권 교체시 불안한 점도 연임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아직 정부로부터 자유롭지 않아 보이는 KT는 정권이 바뀔 때 마다 수장 교체 대상자에 거론됐다. 앞선 회장 역시 정권이 바뀌면서 중도하차 수순을 밟았다.
사업적으로도 전체 실적은 좋아졌지만, 무엇보다 주력사업인 통신분야 수익성을 높여야 하는 것이 골치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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