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이번 중기특화 증권사 지정을 계기로 중소·중견 기업에 진정한 동반자가 되겠다"
기동호 코리아에셋투자증권 대표는 23일 아주경제와 인터뷰에서 이런 중장기 목표를 밝혔다. 2013년 재출범된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1년 6개월 만에 자본잠식을 탈피하고 2014년 자기자본이익률(ROE) 1위 회사로 거듭났다. 2015년 ROE도 25%로 업계 선두를 지켰다. 직원은 2013년 35명에서 현재 170명으로 늘었다. 그러나 기동호 대표는 아직 갈길이 멀다고 얘기한다.
기동호 대표는 "국내시장 부동자금은 늘어나지만, 투자할 대상은 좁다"며 "대형 증권사가 장악하지 못한 틈새 시장을 노려 매년 우상향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기 IB 업무 외 해외 AI와 신재생에너지를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며 "2020년에는 우리 회사가 중기특화증권사로 입지를 구축해 비상장주식 투자회사 1위로 올라설 것으로 본다"고 거듭 강조했다.
◆중기 IB·해외 AI·신재생에너지 주력
앞서 4월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중소·벤처기업 자금조달에 특화된 증권사로 선정됐다. 정책금융기관과 한국성장금융, 한국증권금융 등 기관으로부터 각종 금융지원을 통해 중소·벤처기업 투자은행(IB) 업무에 주력하게 된다. 경쟁사와 치열한 경쟁을 제치고 선정된 이유에 대해 그동안 중기 지원을 중점적으로 파고든 노력의 결실이라고 기동호 대표는 답했다. 그는 "재창업할 때부터 중소기업의 헬퍼가 되자고 천명하고 중소기업 투자·지원에 집중했다"며 "기존 사업과 더불어 중소기업 시장에 민간자본을 끌여들여 정책 자금을 줄이는게 목표다"라고 말했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AI와 신재생에너지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현재 해외펀드 및 실물자산 투자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해외 우수 프라이빗에쿼티펀드·헤지펀드를 소싱하고 국내 유동성공급자(LP) 모집 등을 하고 있다. 그는 "소형 증권사가 AI를 하는 건 무리라는 시선도 있지만 딜을 연이어 성사시키며 아니란 것을 입증하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일본 업체와 양해각서(MOU)를 통해 해외 AI 딜도 확대하고 있다. 그는 "일본 쪽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미국 등 해외 AI 업무를 확대하고 있다"며 "서로 소싱하거나 협조해 공장을 계속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에도 적극적이다. 제주도와 비금도에 풍력발전소를 짓고 있다. 현재 공사 중인 30메가와트(㎿)급 제주 풍력 발전소가 설립되면 우리나라 1호 해상 풍력 발전소가 된다. 그는 "제주 바다에 해상 풍력 발전소를 짓고 있는데 내년 말에는 가동될 것으로 본다"며 "제주랑 비금도 외에도 4개를 더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 베트남·인도네시아·아프리카 등에 진출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 금융업이 유독 해외 진출에는 약한 편이다"며 "전 세계에서 6% 넘게 성장하는 나라에 기존 증권사와 다른 방향으로 접근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2020년에는 자기자본을 5000억원 수준까지 늘릴 계획이다. 2013년 자본잠식에서 벗어난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2014년, 이듬해 각각 98억원, 1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두 달 만에 4개 크라우드펀딩 달성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올 3월 증권사 최초로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위크라우드(Wicrowd, https://wicrowd.co.kr)을 만들었다. 1월에 증권형(지분투자형) 크라우드 펀딩이 허용됐고 3월부터 증권사들도 진출했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과 IBK투자증권을 시작으로 KTB투자증권, 카움증권, 유진투자증권도 영업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초 시작한 크라우딩펀딩 전문중개업체 6곳(와디즈, 오마이컴퍼니, 오픈트레이드, 유캔스타트, 인크, 신화웰스펀딩)은 지금까지 약 30개사의 펀딩을 완료한 상태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의 1호 크라우드펀딩업체는 스마트 전기자전거 제조업체 하이코어다. 청약 목표는 1억원인데 청약률 108%를 기록했다. 바이오 질병진단 스킨패치·컨텍트렌즈 제조업체인 넥스모스도 청약률 109%로 목표액을 달성했다. 사물인터넷(IoT)·디바이스 제조·공급업체인 아이티원과 모바일·빅데이터분석업체 페이셜의 청약률도 80%를 넘은 상태다.
기동호 대표는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한 지 두 달 정도 됐는데 짧은 기간에 회사들의 펀딩이 완료된 상태"라며 "이번주 내 4개사가 성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스타트업을 지원해주는 크라우드 펀딩의 필요성도 호소했다. 기동호 대표는 "스타트업들이 사업계획서를 들고 창투사를 찾지만 거절당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크라우드 펀딩은 비대면으로 투자금을 모집해 창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큰 힘을 실어준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재작년부터 크라우딩 펀딩을 준비했으나 수익을 보고 하는 게 아니다"라며 "중기특화증권사로서 스타트업 시장에 용기를 불어넣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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