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정태옥 새누리당 의원 “영남권신공항 불복은 ‘참 나쁜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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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6-20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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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국책사업의 경우, 그 결과가 어떻든 깨끗이 승복할 것은 승복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는 이가 있다. 당장 이름만 듣고선 성별조차 헷갈리는 초선의 정태옥 새누리당 의원(대구북구갑·정무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사진=정태옥 의원실 제공]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20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영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을 놓고 정치권의 공방이 치열하다.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 가운데 어느 곳이 선정되든 그에 따른 유탄은 고스란히 정치권으로 향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듯 24일경 예정된 입지선정 용역결과 발표를 놓고, 여야 불문 TK(대구경북) 대 PK(부산경남) 의원들 간 신경전도 가열되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국책사업의 경우, 그 결과가 어떻든 깨끗이 승복할 것은 승복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는 이가 있다. 당장 이름만 듣고선 성별조차 헷갈리는 초선의 정태옥 새누리당 의원(56·대구북구갑)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 국책사업 1원칙은 ‘경제성’…5개 시·도지사 합의결과 승복해야

과연 무슨 배짱으로 이런 주장을 내세우는 것일까. 새누리당 내에서도 TK 대 PK 지역 의원들 간 이견이 분분한 이 사안에 대한 정 의원의 소신은 바로 국책사업의 제1 원칙인 ‘경제성’을 토대로 한다.

“밀양의 경우, 가덕도에 비해 영남권 어디에서든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다는 점이 최대의 장점입니다. 두 번째는 건설비용인데, 일례로 활주로 건설비용의 경우 밀양의 경우는 두 번을 만드는데 4조6천억이면 가능합니다. 반면 가덕도의 경우는 산 남쪽에 치우쳐져 있고 바다를 많이 메우기 때문에 활주로 한 번 만드는 데만 5조9천억 정도 들고 두 번 만들면 12조가 넘는 것을 나옵니다.”

경제성뿐만 아니라 가덕도는 김해공항 등과 항공 관제가 중첩되는 데서 오는 안전성 문제나 수심 17미터의 바다를 메워야 하는 환경성 문제 등이 있어, 여러 기준을 꼼꼼히 따져봐도 밀양이 가덕도보다 우수한 입지 요건 갖췄다는 것이 정 의원의 판단이다.

정 의원은 이런 경제적인 ‘객관적 지표’를 떠나, 영남권신공항 문제를 ‘정치 쟁점화’ 하고 있는 서병수 시장에 대해서는 “참 나쁜 정치인”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사실 20대 총선 출마 직전까지 대구시 행정부시장으로 일했던 정 의원은 그 누구보다 ‘영남권 신공항’ 문제를 지근거리에서 지켜봤던 사람이다. 각 지자체별 이해관계도 다 꿰고 있고, 2011년 무산됐던 아픈 경험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영남권신공항 사업이 다시 가동된 데는 지난 2015년 1월19일 대구, 부산, 울산, 경북, 경남 등 5개 시·도 지사들 간 ‘아름다운 합의’에서 비롯됐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당시 5개 시·도지사들은 “과도한 유치경쟁은 자제하고 외국계 용역 기관에 공정하고 객관적인 입지선정을 의뢰하고, 그에 따른 결과도 깨끗이 승복하자”고 합의했었다.
 

정태옥 의원은 “영남권 신공항은 1300만 지역 주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전제 하에서 꼭 필요한 국책사업”이라며 “그런데 서병수 부산시장은 총선 때 이 문제를 가지고 ‘시장 사퇴’를 내걸었고 지금 또 다시 ‘보이지 않는 손’ 운운하고 있는데 정말 정치인으로서 나쁘다”고 비난했다.[사진=정태옥 의원실 제공]


정 의원은 “영남권 신공항은 1300만 지역 주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전제 하에서 꼭 필요한 국책사업”이라며 “그런데 서병수 부산시장은 총선 때 이 문제를 가지고 ‘시장 사퇴’를 내걸었고 지금 또 다시 ‘보이지 않는 손’ 운운하고 있는데 정말 정치인으로서 나쁘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앞서 영남권 모두가 지역 갈등을 해결하자고 상호 합의한 걸 뒤집는 겁니다. 이건 국책사업에 있어 굉장히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는 겁니다. 정말 나쁜 일이에요”라며 “(서 시장이) 중간 평가보고 당시 부산이 가덕도가 불리하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향후 가덕도로 결정되지 않았을 때 사실상 불복하기 위해 이처럼 명분을 축적하는 거 아닌가 싶다”며 결과가 어떻든 깨끗한 승복을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 1순위 상임위 정무위 안착…‘독립유공자 처우 개선’ 역점

영남권 신공항 못잖게 역점을 두고 있는 사안은 무엇일까. 20대 국회에서 1지망 상임위였던 정무위원회에 안착한 정 의원은 “독립유공자 처우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의외였다. 혹시 독립유공자 집안이라도 되는 것일까. 그는 “집안에 그런 훌륭한 분은 없다”면서 “제가 전형적인 보수주의자이기 때문”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사실 유럽 등 서구는 보수(우파)와 진보(좌파)를 ‘경제정책’을 두고 가르는 반면, 우리나라는 사실 진보든 보수든 경제정책에 있어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정 의원의 생각이다. 실제로 IMF 경제 위기를 겪었던 DJ정부에서 민영화 같은 우파적인 정책을 가장 많이 냈었던 것이 그 예다.

그렇다면 한국의 보수주의자는 무엇을 해야 하나, 정 의원은 오랫동안 이 질문에 대해 고민했다고 한다. 한국의 우파에게 가장 중요한 신념은 ‘이승만의 건국이념과 박정희의 근대화 정신’인데, 그 과정에서 친일파 청산을 제대로 못한 문제가 분명 있었다. 그런데 친일파 청산 문제는 건국과정의 혼탁한 상황과 6.25 전쟁 등이 맞물리면서 불가피한 상황이 벌어졌지만, 사실 독립유공자 처우 문제는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제대로 할 수 있는 문제였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 특히 일제치하 해방과정에서 희생한 독립유공자들만큼은 현 중산층 정도로는 살게 해줘야 한다. 그래야 우리 국민들의 자존감도 높아지거든요. 우파라면 이 문제만큼은 제대로 해야 한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했죠. 우리나라가 민주화가 이만큼 됐고, 경제도 많이 성장했는데 독립유공자 분들 얼마나 빈곤하신 분 많습니까. 정말 이건 우파의 가장 큰 맹점입니다.”

초선인 정 의원 혼자 힘으로는 될 일은 아닌 듯 보였다. 이에 그는 차분히 독립유공자와 그 후손들의 실태조사와 통계를 차곡차곡 챙겨, 예산 확보에 힘쓸 생각이다.

“우리나라 보훈예산이 전체 4조8900억, 약 5조원밖에 안됩니다. 우리나라 전체 예산의 1.3% 수준에 불과합니다. 아주 조금만 증액해도 독립유공자분들이 편안히 생활하실 수 있을 겁니다. 열심히 하되 서두르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대신 국회의원 특권이 뭡니까. 정부에 정확한 데이터 제시하고 하도록 하는 거죠. 그런 걸 국민들께 충분히 알려드리고, 그러면 잘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태옥 의원은 연신 환환 웃음을 띠며 인터뷰에 응했다. 새누리당의 ‘미스터 스마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미스터 스마일은 ‘사랑받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쑥스러운 듯 또 다시 웃었다.[사진=정태옥 의원실 제공]


정 의원은 연신 환환 웃음을 띠며 인터뷰에 응했다. 새누리당의 ‘미스터 스마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미스터 스마일은 ‘사랑받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쑥스러운 듯 또 다시 웃었다.

“저는 초선이라 그런지 몰라도 일단은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정치인, 좀 더 크면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정치인이 되고 싶습니다. 시장통에서 만나는 할매(할머니의 경상도 사투리)들께 제가 표를 얻었는데, 백화점만 다니고 그러면 안 되잖아요. 언제나 주민들 곁에 있고 싶고 서로 사랑을 주고받는 관계가 싶습니다.” 어쩌면 너무도 소박한 정 의원의 꿈은 다른 말로 (유권자를) ‘배신하지 않는 정치’로 느껴졌다. 이것이 지난 4·13 총선에서 무려 7명의 쟁쟁한 후보자들을 제치고 새누리당 공천 티켓을 따낸 정태옥 만의 진정성이 아닐까 싶었다.

■ 정태옥 새누리당 의원 프로필
△1961년 포항 영일 출생 △영선초, 대구중, 대륜고 △고려대 법학과 △행시 30회 △서울시 재정기획담당관 △대통령실 정무수석실 행정관 △대통령실 행정자치비서관 선임행정관 △인천시 기획관리실장 △안전행정부 지역발전정책관 △대구시 행정부시장 △제20대 국회의원(새누리당·대구 북구갑) △새누리당 원내부대표 △제20대 국회 전반기 정무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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