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김규철 한국자산신탁 사장 "부동산신탁 이제 시작…차별화에 중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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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6-2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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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서울 역삼동 한국자산신탁 본사에서 진행된 아주경제 인터뷰에서 김규철 한국자산신탁 사장이 차입형 신탁구조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강영관 기자 = "부동산 신탁업을 생소하게 여기는 것이 현실이다. 이번 상장으로 회사 공신력을 높이는 한편 신탁업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업계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추진하는 한국자산신탁의 김규철 사장은 인터뷰 내내 자신감이 넘쳤다. 신탁업계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겠다는 의지가 뚜렷했다.

한국자산신탁은 지난 5월 31일에 증권신고서를 제출, 7월 13일 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있다. 신탁사의 상장은 2001년 한국토지신탁의 코스닥 입성 이후 15년 만이며 코스피에선 처음이다.

김 사장은 "상장을 통해 들어오는 영업자금은 종속기업인 한국자산캐피탈 증자와 비용 등으로 활용하는 한편 최근 단독 시행이 가능해진 도시정비사업에도 투자할 것"이라며 "상장 이후 투자자들에게 이익 환원차 배당도 지속적으로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한국자산신탁은 이번 공모를 통해 총 2729만7345주를 모집하며 주당 공모가 밴드는 9100원~1만300원이다. 전체 공모액은 밴드 상단 기준 2812억원 규모다. 이달 30일부터 이틀간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시장 점유율 21%…신탁업 1위 '우뚝'= 부동산신탁시장은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주택 분양시장도 활발한 모습을 보이며 모처럼 만에 호황을 맞이하고 있다. 특히 중도금 집단대출 규제로 자금운용에 부담을 느낀 중견 건설사들이 신탁사에 사업을 맡기면서 수익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한국자산신탁은 올해 1분기 신탁수주 기준으로 시장점유율이 21%(509억원)로 11개 신탁사 중 1위다. 지난해(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과 순이익이 각각 954억원과 478억원에 달했다. 수익성이 높은 차입형 토지신탁에서의 수주잔고는 올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 사장은 "부동산 경기가 신탁사의 수주규모와 부실 사업장 발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하지만 신탁사는 불안함 속에서도 성장한다"면서 "지난 2013년 시장 침체 속에서도 11개 신탁사 중 유일하게 토지 차입형 신탁을 수주한 것도 예상 이익을 판단해 적극적으로 대처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토지를 신탁 받은 후 사업계획 수립부터 자금조달, 공사발주, 분양까지 부동산 개발의 전 과정을 직접 책임지는 차입형 토지신탁은 수익이 높은 만큼 리스크도 적지 않아 통상 경기가 좋을 때 많이 활용되는 사업 방식이다.

한자신은 이처럼 적극적인 영업을 전개하며 그동안의 부동의 업계 1위였던 한국토지신탁을 제치고 작년부터 업계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신탁사 수주는 공사 기성률에 따라서 4년에 걸쳐 수익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신탁사의 미래 수익성은 수주 잔액으로 판단한다

지난해 한자신(1725억원)과 한토신(1704억원)의 수주 실적 차이가 불과 20억원에 불과할 정도로 치열한 수주전을 펼치며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순이익만 살펴봤을 때도 한토신은 지난 2013년부터 작년까지 518억원에서 599억원, 678억원으로 2년간 31% 늘어난 반면 한자신은 137억원에서 238억원, 478억원으로 350%나 증가했다.

김 사장은 "한토신은 신탁시장 리딩기업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기업으로 인식하기 보다는 동반자로서 공생하고 함께 업계 저변을 확대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올해 상반기 예상 수주액은 1000억원이 훨씬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전체 수주액도 지난해(1725억원)을 훨씬 웃도는 2000억원 이상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14일 역삼동 한국자산신탁 본사에서 진행된 아주경제 인터뷰에서 김규철 한자신 사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신탁사 정비사업 개발영역 확대= 김규철 사장은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재생 사업 수주를 통한 신규 수주 창출에 고심하고 있다. 작년 7월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부동산 신탁회사는 올해 3월부터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단독 시행사로 참여할 수 있다.

정비사업 조합이 땅을 신탁하면 신탁사가 시행자 역할을 맡아 사업비 조달부터 분양까지 모든 과정을 일괄 책임지게 된다. 신탁사의 참여로 그간 시행 주체인 조합의 부족한 자금력, 전문성 미비 등의 문제로 사업 진행이 지연됐던 사업장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 사장은 "도시재생사업 등 신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조직 및 인력의 대형화와 더불어 본격적인 영업을 위한 실탄 확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한자신도 최근 도시재생사업실을 신설하고 SK건설에서 20년간 도시정비사업을 담당해온 전문가를 실장으로 영입하는 등 조직을 정비하고 있다. 김 사장은 "현재 전국에서 추진 중인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이 약 2000여개, 각 사업장 분양매출액이 2000억원이라고 가정하면 신탁사 입장에선 최대 20조원의 먹거리가 있다고 본다"면서 "재개발·재건축을 총괄하는 도시재생사업실을 만들고 앞으로 확장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도시재생 사업에 조합이나 시공사 등 여러 주체간 갈등과 유착관계로 인해 사업이 지연되고 망가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앞으로 신탁업계가 중립과 중재자의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게 김 사장의 의견이다. 그는 "주택소유주들이 직접 신탁을 해서 사업을 진행하고 신탁사도 주민들 입장에서 사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다른 변수가 끼어들 틈이 없다"면서 "중재자 역할을 신탁사에 일임하면 기존 문제점을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유일 수직계열화…부동산종합회사 선봉= 한자신이 급성장하게 된 배경에는 모기업인 MDM그룹과의 시너지 효과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김 사장은 "그룹을 하나로 보고 계열사 및 부서가 부동산 개발에 관한 사업 분석 등을 하기 때문에 프로젝트 성공확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자산신탁은 수주 뿐 아니라 부동산 개발, 컨설팅, 마케팅, 자금조달까지 종합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종합서비스는 종속회사인 한국자산캐피탈과 한국자산에셋운용이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김 사장은 "부동산 사업시 여신 거래가 필요하다는 데 무엇보다 고심했다"면서 "한자신을 필두로 캐피탈과 자산운용 등을 설립했으며 MDM그룹내 수직계열화를 이뤄 다양한 사업 전개를 진행할 수 있는 틀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시행사들이 사업을 진행하면 3년 정도 돈이 묶이는데 이 기간 동안에는 좋은 땅을 발견하더라도 신탁사의 담보 제공 동의 없이는 돈을 마련할 수 없어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한국자산캐피탈의 경우 계열사인 한자신이 사업성에 대한 판단을 하기 때문에 이를 믿고 다른 금융사가 하기 어려운 사업에 대해서도 확신을 가지고 금융 주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자산에셋운용은 국내외 부동산 전문 투자 기업으로 부동산 펀드·부동산개발사업투자펀드, 해외 부동산 투자 펀드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현재 다양한 상품을 개발 중에 있다.

◇김규철 사장은? 

김규철 사장은 한신경제연구소와 광은창업투자, NH투자증권 등을 거친 금융전문가다. 한국주택저당채권유동화에서 일하며 부동산금융을 접했고, 엠디엠(MDM) 부사장 등을 역임한 뒤 지난 2012년 한국자산신탁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김 사장은 증권사 경력과 벤처캐피탈 등 다양한 금융실무 경험이 현재 한자신을 이끌어 가는데 종합적으로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프로필>
△78년 전남 장흥고 졸업
△82년 전남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85년 서울대학교대학원 경영학 석사
△88년 한신경제연구소
△91년 광은창업투자(주) 부장
△99년 한국주택저당채권유동화(주)
△00년 NH투자증권 상무이사
△07년 (주)엠디엠 부사장
△10년 한국자산신탁(주) 부사장
△12년 한국자산신탁(주)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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