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제품력을 기본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다양한 마케팅과 프로모션 등이 함께 시너지를 발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중 소비와 브랜드의 최초 접점인 ‘네이밍’은 제품의 인지도를 높이는 역할 뿐만 아니라 상상력을 자극해 구매로 이어지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올해 상반기 유통업계에서 소비자 눈길을 끈 제품들 뒤에도 ‘네이밍’이 있었다.
맛을 연상케 하면서도 재치가 돋보이는 네이밍부터 언어유희로 표현하거나 줄임말을 활용해 귀여운 애칭을 만들어 소비자에 재미를 더해준 네이밍까지 다양하다.
오븐구이 치킨 프랜차이즈 굽네치킨이 지난해 12월 출시한 ‘굽네 볼케이노’는 네이밍 하나로 제품의 맛과 콘셉트를 쉽고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대표 제품이다.
굽네 볼케이노는 제품이 자랑하는 매콤한 불 맛을 활활 타오르는 ‘볼케이노(화산)’에 빗대어 탄생한 네이밍이다.
매운맛을 표현하는 형용사인 ‘매운’과 ‘Hot’이란 단어를 사용하지 않아도, 소비자는 볼케이노라는 단어를 통해 매운맛을 떠올릴 수 있는 것이다. 또 굽네 볼케이노와 함께 무료로 제공되는 ‘마그마 소스’ 는 평범한 치킨 소스를 화산에서 흐르는 ‘마그마’로 표현함으로써 매운맛의 이미지를 일관성 있게 전달했다.
굽네치킨 마케팅팀에서 개발한 굽네 볼케이노 네이밍 전략은 소비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줘 높은 매출에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한편, 굽네 볼케이노는 지난해 12월 출시 이후 6개월 동안 매출액 550억원을 돌파하며 치킨 업계에서 매운맛 치킨 열풍을 주도했다는 평이다.
◆ “대놓고 ‘톡’ 쏘네?”...무학 ‘트로피칼이 톡소다’ · 하이트진로 ‘이슬톡톡’
탄산주의 톡 쏘는 특징을 직접적으로 표현한 네이밍도 눈길을 끌고 있다.
무학이 지난 3월 출시한 ‘트로피칼이 톡소다’는 탄산의 특징을 살려 귀에 쏙 들어오는 제품명이 특징이다. 트로피칼이 톡소다는 달콤한 화이트 와인에 오렌지, 블랙커런트, 믹스후르츠 등의 열대 과일향을 가미한 과실주로, 여기에 탄산을 첨가해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상쾌함을 느낄 수 있다.
‘트로피칼이 톡소다’는 출시 열흘 만에 100만병 판매를 돌파하며 소비자에 큰 호응을 이끌어 냈다.
하이트 진로의 ‘이슬톡톡’ 또한 네이밍을 통해 탄산주의 특징을 명확하게 전달할뿐더러 여심(女心) 공략의 출발점이 됐다. 네이밍과 함께 다양한 뷰티 마케팅을 펼치며 출시 두 달 만에 1천만병 판매량을 기록했다.
◆ “맛있어서 오또케”...오리온 ‘오!감자 토마토케찹맛’ · 국순당 ‘바나나에반하나’
재치 넘치는 언어휴의로 제품 특징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네이밍은 특히 젊은 층에게 주목 받고 있다.
오리온의 신제품인 '오!감자 토마토케찹맛'은 제품 줄임말이자 애칭인 ‘오또케’가 눈길을 끌며 매출 성장에 기여했다.
‘오!감자 토마토케찹맛’은 기존 ‘오!감자’에 평소 감자와 잘 어울리는 토마토케찹 시즈닝을 더한 제품으로, ‘오토케’라는 애칭 마케팅을 적극 펼치며 출시 45일만에 누적 판매량 200만 개를 돌파했다.
국순당이 지난 4월에 출시한 ‘국순당 쌀 바나나’는 ‘바나나에 반하나’라는 언어유희로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재미있으면서도 원재료가 바나나임을 확실하게 알 수 있는 네이밍에 힘입어, 출시 두 달 만에 누적판매 200만개를 돌파했다. 또 제품 디자인에 삽입된 ‘바나나에 반하나’라는 재치 넘치는 문구는 SNS 상에서 해시태그로 공식 제품명보다 많이 회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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