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인터넷공룡' 텐센트가 광둥성 선전시 난산구 하이테크단지 본사에서 약 1마일 떨어진 곳에서 대규모 건설 공사를 진행 중이다. 내년 완공 예정인 이 건물은 텐센트의 신 사옥이다.
각각 50층, 39층짜리 쌍둥이 빌딩으로 이뤄진 신 사옥은 두 개의 로봇이 마치 연인처럼 서로 포옹하고 있는 모습이다. 마화텅 텐센트 회장이 강조하는 '연결'을 그대로 보여준다.
총 건축면적만 34만 ㎡로 현재 사옥의 3배 수준이다. 신사옥에 투자한 액수만 5억9900만 달러(약 6700억원)에 달한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아마존과 구글 신사옥을 설계한 세계적인 건축가 로버트 맨킨의 NBBJ 건축회사가 설계를 맡았다.
지난 2011년 착공해 5년간 건설 기간을 거쳐 내년 완공되면 선전의 IT 기술 발전상을 보여주는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사옥에서는 텐센트의 각종 IT 과학기술이 그대로 구현된다. 마치 ‘거대한 IT 실험실’을 방불케 한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묘사했다.
홀로그램 투어가이드는 물론 자동 온도 조절이 가능한 회의실, 출근자에게 최적의 주차공간을 알려주는 알람 서비스까지, 이곳은 사물인터넷(IoT)을 테스트하는 실험공간으로 설계됐다. 배지로 건물에 있는 모든 사람의 위치 추적이 가능하고, 문은 안면 인식으로 열리며, 텐센트의 모바일 메신저 위챗을 통한 주차와 엘레베이터 안내까지 받을 수 있다. ‘미래엔 인터넷이 모든 것을 연결한다’는 마 회장의 기업 비전이 신사옥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반 완 텐센트 수석건축가는 "중국에서 이런 대규모 스마트 건축물은 텐센트가 처음"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에 전했다. 그는 "신사옥은 차세대 스마트 설비와 기술의 실험장으로 만든다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신사옥은 직원들이 상호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데도 주력했다. 쌍둥이 건물로 된 남,북 건물을 서로 이어주는 것은 1, 21, 34층에 각각 마련된 연결통로다. 연결통로가 거대한 벨트를 닮았다고 해서 사람들은 ‘다야오다이(大腰帶, 커다란 벨트)’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곳엔 탕비실, 강당, 회의실, 전시공간, 300m 길이의 육상트랙까지, 직원들이 상호 교류 소통을 위한 공동공간이 자리잡고 있다. 옥상엔 정원, 수영장, 암벽등반 등 직원 레저휴식 공간이 위치하며, 빌딩 곳곳에 호텔급 수준의 구내식당과 명상실도 있다.
친환경 방면에도 공을 들였다. 컴퓨터 서버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텐센트는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은 재활용돼 사옥 내 수영장·부엌·화장실 물을 덥히는데 사용하도록 설계됐다. 이밖에 친환경 통풍시스템은 물론 물과 전기 사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시스템도 갖췄다. 이를 통해 연간 685만 위안(11억4000만원)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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