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싱가포르가 세계 금융 허브로 떠오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7일 보도했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네트워크 PwC가 사회적·경제적 데이터 등을 바탕으로 '기회 지수'를 조사한 결과, 싱가포르는 영국 런던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데이터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가 치러지기 전에 모아진 지표들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순위에서 미국 뉴욕을 앞선 데 이어 프랑스 파리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제친 점에서 눈길을 모은다. 파리와 암스테르담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확정된 뒤 유력한 차기 금융 허브로 거론됐던 곳이다. 그동안에는 영국 런던이 유럽 금융 허브 역할을 해왔다.
싱가포르가 좋은 평가를 받은 데는 낮은 세율과 견고한 인프라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의 법인세율은 17%다. 파격적인 세율로 유명한 아일랜드(12.5%)보다는 다소 높지만 미국 세율(35%)에 비하면 절반에 불과하다.
실제로 지난달 말 EU가 "애플은 아일랜드 정부에 추징금 130억 유로(약 16조원)를 내야 한다"는 결정을 발표했을 때 일부에서는 글로벌 기업 대부분이 싱가포르에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싱가포르의 금융과 보험 산업군이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산업군은 싱가포르 경제의 13%를 차지한다.
이에 따라 싱가포르는 글로벌 기업에 대한 자국 홍보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은 런던이 1위에 올라 있지만 EU 탈퇴가 확정된 만큼 다른 기업들을 끌어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싱가포르 내부에서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규제 마련, 인도네시아 산불로 인한 공기 오염 등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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