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베트남은 한국, 중국을 잇는 아시아의 차세대 호랑이가 될 수 있을까? 최근 베트남 경제가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잠재력과 미래 전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코노미스트, 포브스와 같은 유력 서구 경제언론들은 베트남 경제가 중국과 비슷한 양상을 띠면서 주목할만한 변화들을 일궈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 젊은 인구비율·교육수준 높아…싸고 숙련된 노동력 풍부
1990년 이래로 베트남의 경제성장률은 연간 7%에 달했다. 이는 중국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것이다. 이러한 성장세에 힘입어 1980년대에는 에티오피아와 비슷한 수준이었던 베트남은 빈곤국가에서 벗어나 중간소득층 국가로 진입했다.
베트남이 가진 장점 중 하나는 전체 9200만명이나 되는 인구수와 30살로 매우 낮은 평균연령이다. 두터운 젊은 인구층은 적극적인 소비로 베트남 내수시장을 탄탄하게 떠받치고 있다.
숙련된 인력이 많다는 것도 베트남의 장점이다. 교육에 대한 베트남의 공공지출은 GDP의 6.3%에 달하며, 이는 대부분의 중간소득 국가들보다 높다. 때문에 베트남은 높은 진학률과 학업성취도를 자랑한다. 15살의 베트남 청소년들은 과학과 수학분야에서 미국, 영국 등 서구국가들의 동년배들보다 뛰어난 학업 성취도를 자랑하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 급증하는 인터넷 인구…IT 분야의 성장잠재력 주목
베트남의 높은 교육수준과 저렴한 인건비는 지식산업인 IT분야의 성장에도 좋은 밑거름이 되고있다. 베트남은 인터넷 사용자는 4500만명, 스마트폰 사용자는 3000만명에 달한다. 인터넷 사용자의 수는 10년 전에 비해 10배나 늘었다.
공식적인 통계는 없지만, 관영언론은 베트남 소프트웨어· IT서비스 연합의 자료를 인용해 베트남 IT 서비스의 매출이 2010년 20억달러에서 지난해 30억달러로 늘어났다고 최근 보도했다.
최근 베트남의 스타트업 분야에서는 외국에서 기술을 쌓은 뒤 고국에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고 인도의 영자신문인 이코노믹 타임스는 전했다. 특히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베트남 시장은 크며, 젊고, 빨리 성장하고 있지만, 잠재력이 완전히 다 발휘되지는 않았다”고 500 스타트업이라는 벤처회사의 대표인 에디 타이는 평가했다.
이같은 베트남의 스타트업 빠른 성장에 외국자본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프랑스 대통령인 프랑수와 올랑드는 지난 7일 기업인들과 함께 기술 투자자들을 만나기 위해 호치민 시를 방문했다. 구글 대표인 순다르 파차이는 지난해말 하노이에 들러 정보기술 기업들을 대상으로 강연에 나서기도 했다.
베트남 스타트업들이 개발한 모바일 게임, 전자상거래 앱들은 소비자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정부는 또한 기술정보분야에 대한 전략을 새웠으며, 2013년에는 베트남 실리콘 밸리를 세워 혁신의 생태계와 기술이 상업화등을 목표로 내세웠다. 그러나 투자를 막는 정부의 규제는 넘어야 할 장애물이라고 이코노믹 타임스는 지적했다.
◆ 중국의 대안으로 부상한 베트남…외국인 직접투자 꾸준히 늘어
베트남이 고속성장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지리적인 이점도 있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었지만 임금은 더 낮았던 베트남은 최근 몇년간 임금이 치솟고 있는 중국을 대신해 제조업 허브가 되기에 적당한 나라였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제조업과 함께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인 것은 관관업이다. 세계여행관광협회(WTTC)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이 관광업을 통해 벌어들인 돈은 160억달러로 GDP의 무려 9.3%를 차지했다. 2030년까지 5500만명의 국내외 관광객 확보를 목표로 삼고 있는 베트남은 비자면제 정책 등 보다 적극적인 대책을 내놓고 있다. 향후 10년간 베트남의 관광산업은 연 6.2% 성장을 할 것으로 WTTC는 내다봤다.
이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외국인 투자도 계속되고 있다. 올해 들어 8월까지 베트남에 대한 외국인의 직접 투자는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8% 늘어난 144억달러로 조사됐다. 또 1619건의 외국인 직접투자 프로젝트가 승인되어 전년대비 24.3% 증가한 97억달러를 유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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