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이탈리아 로마가 2024년 하계 올림픽 유치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비르지니아 라지 로마 시장이 막대한 개최 비용과 시민의 반대 등을 이유로 유치에 반대하면서 유치 계획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RAI 등 현지 언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비르지니아 라지 로마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로마는 1960년 올림픽 개최 당시 진 빚을 아직도 갚고 있다"며 "2024년에 올림픽을 유치하면 로마의 채무가 더 늘어나 시민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올림픽은 사업가에겐 유용하겠지만 주민들에게는 그다지 유용하지 않다"며 "이 상황에서 유치 작업을 진행하는 무책임하다"며 거듭 유치 반대 입장을 밝혔다.
지난 6월 당선된 라지 시장은 로마 역사상 최초의 여성 시장이다. 라지 시장은 시장 선거 유세 당시부터 "막대한 부채를 안고 있는 만큼 로마는 올림픽 같은 대형 이벤트보다는 대중 교통 불편, 쓰레기 문제 등 일상적인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면서 올림픽 유치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앞서 조반니 말라고 이탈리아 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로마가 국제적인 스포츠의 중심 도시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돼 안타깝다"면서도 "로마 시장의 지지가 없다면 올림픽 유치를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가 핵심 역점 사업으로 생각하고 있던 2024년 로마 올림픽 개최는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당초 이탈리아 로마는 2020년 하계 올림픽 유치전에도 도전했지만 어려운 재정 상황에 유치를 포기하면서 일본 도쿄에 양보했다.
로마가 이번 하계 올림픽 유치전에서 입후보를 철회하게 되면 2024년 하계 올림픽은 프랑스 파리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헝가리 부다페스트 등을 중심으로 하는 삼파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2024년 하계 올림픽 개최지는 내년 9월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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