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사면초가' 케이블TV, '제4이통' 진출 모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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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0-31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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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케이블TV 업계가 위태롭다. 과거 국내 유료방송시장을 종횡무진하던 늠름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미풍(微風)에 당장이라도 쓰러질 거 같은 모습이다.

최근 수년간 케이블 시장은 가입자 이탈을 비롯해 투자정체, 매출 감소라는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고 있지 못하고 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90개 케이블TV 업체의 전체 가입자는 1443만8526명으로 전년대비 0.7%(약 10만명) 감소했으며, 케이블 사업자 매출은 2조2590억원으로 전년 대비 3.7% 줄었다.

케이블TV의 르네상스로 불리던 1990년대와 비교했을 때 상반되는 현상이다. 신흥 강자로 떠오른 모바일과 인터넷TV(IPTV), 초고속인터넷 통신사 결합상품에 밀려 조만간 가입자수가 역전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만 높아지고 있다.

올 들어 복수유선방송사업자(MSO) 1위인 CJ헬로비전과 SK텔레콤과의 인수합병(M&A)으로 반전의 분위기를 기대했지만 이마저도 무산된 상황이다. 그나마 알뜰폰이라는 산소호흡기로 연명해오던 것도 적자를 면치 못하면서 임종(臨終)을 앞두고 있다는 자조섞인 우려도 나오고 있다.

더는 물러날 곳도 없는 사면초가(四面楚歌)에 직면한 케이블 업계의 활로는 없는 것일까. 케이블TV협회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원케이블 전략'으로 생존을 모색하자는 구호는 업계의 사기 진작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미디어 빅뱅 시대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보다 확실한 콘텐츠로 경쟁력을 키워야 하는게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까다로운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것이 결국 케이블TV의 당면한 과제이자, 운명을 결정짓는 척도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대표적인 예로 제4이동통신 사업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CJ와 현대, 태광 등 탄탄한 기업들의 자본력으로 무장한 종합유선방송사업자 (MSO)들이 자체적인 이동전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국내 이동통신 3사가 독식하고 있는 시장에서 케이블TV가 살아남기란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가 대안으로 내세운 동등결합 의무제공 역시 논란의 불씨를 남기고 있어 추진까지 험난한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중국 진나라 말기 한나라 유방(劉邦)과 천하를 다투던 항우(項羽)는 해하라는 곳에서 포위된 채 최후를 맞이한다. 역사속 항우는 비록 사면초가의 포위를 뚫지 못했지만, 위기를 기회로 살린 케이블 업계의 재기(再起)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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