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타트]급진적 혁신시대···창조적 파괴로 ‘퀀텀점프’ 하라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6-11-15 06: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사상 초유 국정공황·트럼프 당선 등

  • 구소련붕괴 후 사상최대 반전의 연속

  • “혁신 못하면 5년내에 도태” 위기감

  • 기업 ‘死卽生’ 각오로 사업개편해야

‘삼성 페이 온 더 로드’ 프로젝트에 참여한 삼성전자 데렉 시모자와 과장(왼쪽)이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삼성 페이로 결제를 하고 있다. 2017년 재계는 ‘경험해 보지 못한 혁신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융·복합 제품을 내놓을 전망이다.[사진=삼성전자 제공]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변화에 대응하라.”

2017년을 앞둔 재계에 떨어진 특명이다. 2016년 기업들이 목격한 글로벌 경제와 정치구도 변화는 상식과 예측으로는 꿈꿀 수 없었다고 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나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당선, 경제둔화 속에서 시진핑 1인 체제로 지배구조가 개편된 중국, 경제 부흥을 주도하며 임기 연장의 물꼬를 튼 아베 신조 총리의 일본 등1991년 구 소비에트 연방(소련)을 필두로 한 공산주의 국가들의 붕괴 이후 이러한 대반전은 없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한국에서는 최순실 게이트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며, 국정 공황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21세기 들어 기업에 악영향을 미치는 모든 것들이 한꺼번에 터지고 있다.

2016년은 시장의 변화도 기업에게 더 큰 위협으로 다가온 한 해 이기도 하다. 소비계층의 주류로 떠 오른 밀레니엄 세대들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정보를 실시간 주고받으며 기업과 제품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그들은, 조직적으로 특정 기업 또는 제품, 서비스의 단점을 발견하면 한순간에 이익집단을 형성, 공격하는 반감고객으로 진화한다. 반감고객들에게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기업이 죽을 수도 있는 시대가 현실화 됐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갈증이 더욱 높아졌다.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드론과 3D 프린터 등은 산업의 주류 가운데 하나로 입지를 키우며 기존 산업을 위협하고 있다. 그동안 기업이 기술과 제품을 주도했다면, 이제는 고객이 기술과 제품을 창조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앞으로의 시대가 융합·복합·시너지의 시대, ‘급진적 혁신(Radical Innovation) 시대’가 될 것이라는 점은 이미 오래전에 전망됐다.

지난 2003년 전 세계 경제연구소장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한 목소리로 합의한 것이 앞으로는 “이 세상에 없는 것을 개발하거나, 5~6배 성능을 개선하거나, 가격이 싸져도 절반 이상으로 뚝 떨어진 제품을 만들지 못하면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여러 기술을 합치는 융합력과 기술을 고객가치 및 존경에 연결시키는 마케팅 능력이 만나는 지점에서 성공이 나오게 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애플, 구글, 샤오미, 알리바바, 텐센트 등이 대체로 이 범주 안에 들어가는 기업으로 분류된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 기업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끊임없이 혁신을 지속하고 있다. 한국기업들도 마찬가지여서 혁신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하지만 2017년을 앞둔 기업들은 그동안과 다른 혁신을 요구받고 있다. ‘리스타트 2017’의 출발점은 예상치 못한 변화도 대응할 수 있는 혁신에서 비롯돼야 한다.

인수·합병(M&A)의 귀재라 불리는 두산그룹은 회장과 계열사 사장이 매년 1회 1대 1 미팅을 한다. 미팅에서 회장과 계열사 사장은 매년 3년간 사업계획을 작성, 이를 바탕으로 1년간 사업 전략을 토론한다. 최소 3년 이상을 내다본다는 것은 사업에 발목을 잡는 갖가지 대내외적 환경 요소를 예상해 그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경영을 하겠다는 의도다. 그렇게 중장기적 시점을 두고 두산그룹이 인수를 선택한 기업이 2007년 당시 국내기업의 M&A 사상 최고액인 4조5000억원(49억 달러)에 인수한 밥캣(두산 밥캣)이었다. 그런데 밥캣 인수 후 두산그룹은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이듬해 발발한 글로벌 금융위기 때문이었다.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은 이후 사석에서 “수 없이 검토하고 연구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변화가 올 수 있다는 것을 감지하지 못했다”고 반성한 바 있다. 변화에 대응하는 혁신이 얼마나 어려운 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지 못한 기업들은 5년 내에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불거지고 있다.

올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으로 ‘뉴 삼성’을 기치로 내건 삼성전자는 대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뉴 삼성’의 지향점은 새로운 변화에 수반되는 돌발변수를 어떻게 잡아낼지, 아니면 피할 수 있는지를 향하고 있다. 기존의 경영방식, 연구개발, 제품 디자인, 양산 공정, 마케팅, 고객관리 등 모든 것을 제로에서 놓고 사업 구조를 재구성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이를 이 부회장과 젊은 신진 최고경영진(CEO)들이 주도할 전망이다.

현대자동차, SK, LG 등 각 그룹들도 비슷한 작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017년 재계 관전 포인트는 혁신의 한계에 도달한 기업들이 어떠한 극복 방안을 제시할 지가 될 것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